中인민은행, 정책금리 2.3%→2% 인하…경기부양 시동

중국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 한화 190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시중은행 금리를 낮췄다. 57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에도 나서며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 시스템 유동성의 합리적 충족을 지키기 위해 3000억위안(약 56조8000억원)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조작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이날 발표된 1년 만기 MLF 금리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인하된 2.0%다. 인민은행은 최고 입찰 금리가 2.3%, 최저 입찰 금리가 1.9%였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의 이번 유동성 공급으로 MLF 총잔액은 6조8780억위안(약 1302조원)이다.

이날 MLF 공급은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전날 금융 수장 3인 합동 기자회견에서 인민은행의 정책금리 조정으로 MLF 금리가 약 0.3%p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한 뒤 처음 나온 실제 조치다.

판 행장은 전날 "조만간 지준율을 0.5%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000억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p 인하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인민은행은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판 행장은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기금·보험사가 자산을 담보로 중앙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해 자금 확보 및 주식 보유 능력을 높이는 제도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중국 금융당국 수장들은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난, 지방 중소 은행 연쇄 위기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로 떠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은 "현재 고위험 금융기관이 집중된 지역에선 모두 구체적인 개혁·리스크 해소 방안이 만들어져 '1성(省) 1대책'이 질서 있게 추진되고 있다. 우리는 은행·보험기관이 부동산·지방정부 부채 리스크에 적극 협조하도록 유도하는 중"이라며 "현재 중국의 금융업, 특히 대형 금융기관 경영은 안정적이며 리스크는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p 각각 낮췄다. 올해 춘제(설날) 연휴를 앞둔 2월 5일에는 0.5%p 더 인하했다. 잇따른 지준율 인하로 현재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다.

올 들어 중국 경제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들고 있다.

중국 시장 전문가들은 역레포 금리 인하가 시장 금리 인하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MLF 금리 인하가 시중은행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은행들의 책정을 통한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예금 금리 역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