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양책 내놓은 중국, 한국 ‘수출 피크아웃’ 탈출 가능할까
차갑게 식은 내수·부동산·증시의 3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자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중화권 증시를 비롯해 미국 증시도 반등했고,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은 국내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 다만 높은 청년 실업률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 없이는 침체된 심리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통화정책 완화,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부양, 유동성 투입을 통한 주식시장 부양의 3가지 축으로 삼아 꺾인 자산가격을 올리고, 이를 통해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인민은행은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해 1조위안(약 189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부동산 부양을 위해선 기존 모기지 금리를 낮춰 가계의 이자부담을 경감했고, 2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75%에서 85%로 완화했다. 금융회사에 주식매입을 위한 5000억위안(약 95조원) 스왑 대출 프로그램,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3000억위안(약 57조원) 재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증시에도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침체된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부동산과 주식시장 동반 침체 속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며 국채시장으로 극단적 자금 쏠림이 심화됐고, 부진한 내수를 밀어내기 수출로 겨우 만회하는 ‘내유외강’ 구도가 연장됐다”며 “이에 대응해 인민은행이 부양패키지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 인하)으로 위안화 약세 흐름이 한풀 꺾이면서 부양책을 단행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한 부양책으로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자 자산들은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중국 심천·상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H지수는 25일까지 양일간 5% 안팎으로 뛰었고,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24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와 철강 및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 수출이 정점을 찍고 꺾이는 ‘피크 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25일 외국인 이탈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중국 소비 회복 수혜주인 화장품주는 크게 반등했다.
다만, 부양책에도 중국 경제가 반등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통화정책 효과가 발휘되기까진 시차가 있는데다, 돈을 푸는 것만으론 청년 실업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금융완화는 부동산을 다시 띄우는 쪽에선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재정정책 같이 타겟팅 된 정책과 구조 개혁이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다시금 가계부채와 부동산을 띄워 성장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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