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온, 방사성의약품 선두 자신하는 까닭

김윤화 2024. 9. 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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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치료제 내년 출시 계획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추진
"아시아 방사성의약품 허브될 것"
김권 셀비온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업공개) 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한 회사의 중장기 성장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윤화 기자 kyh94@

"부단한 연구개발 노력으로 2030년까지 3종 이상의 방사성의약품(RPT) 신약을 보유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

김권 셀비온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셀비온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고도화한 약물의 임상데이터를 들고 돌아왔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말기 전립선암 치료제인 'Lu-177-DGUL'이다. 전립선 암세포에서 주로 발현하는 단백질(PSMA)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리간드)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링커로 붙인 구조로 이뤄져 있다. 리간드가 암세포를 뚫고 조직 안으로 들어가면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리로 암을 치료한다.

경쟁약물은 스위스계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다. 지난 2022년 미국에 이어 올해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9억8000만달러(1조3000억원)로 RPT 제품 최초로 블록버스터 약물(연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등극을 앞두고 있다.

셀비온의 약물과 플루빅토의 차이는 리간드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어주는 링커에 있다. 셀비온이 독자 개발한 링커는 인체 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아 암세포 외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발표한 임상 2상 중간결과에서 이 약물은 플루빅토와 비교해 부작용 발생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암이 일정 부분 이상 사라진 환자 비율)도 플루빅토(28.9%)보다 높은 38.5%를 기록했다.

김권 대표는 "저희가 연구해 보니 약물이 대부분 간에서 대사를 거치지 않고 신장을 통해 안정적인 상태로 신체 외부로 배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상에서 약효는 플루빅토 대비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고 부작용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셀비온은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 2상 시험을 마치고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아 이를 국내에 조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규제기관으로부터 신속심사(GIFT) 지원대상으로 지정받았다. 또 90명에 달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만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비온의 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와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의 객관적반응률 비교. 셀비온은 임상 2상 중간 데이터, 플루빅토는 임상 3상 시험 기준. /사진=셀비온

계획대로 풀린다면 플루빅토보다 90% 낮은 가격과 우수한 약효 등을 기반으로 셀비온은 출시 1년 내 7.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이르면 2026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회사측 전망이다.

셀비온은 늘어날 환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28년까지 국내에 신규 PRT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2030년 안에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3개를 시장에 출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김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증하는 cGMP(최신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수준의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천공항 근처에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약 지역의 방사성의약품의 중심지이자,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 신약 출시와 기술수출을 달성하고 치료와 진단을 아우르는 방사성의약품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적응증 확대, 제조시설 구축, 파이프라인 다양화 등 중장기 성장전력 또한 착실히 밟아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셀비온은 이달 24일부터 25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91만1000주로 공모희망가는 1만~1만2200원이다. 공모가가 확정되면 내달 7~8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공모청약을 거쳐 같은 달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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