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재판 출석 안 한 병역기피자...법원, 실형 선고
병역 검사를 이유 없이 회피하고 재판에도 거듭 출석하지 않은 병역기피자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공시송달 결정을 내린 뒤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경묵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8)씨에게 최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해당 혐의에 관한 양형(量刑) 기준상 최고형이다.
이씨는 작년 5월 2일 서울 관악구 주거지에서 ‘5월 30일 오후 1시에 한 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에서 재병역판정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직접 수령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이유 없이 재병역판정검사를 받지 않았고,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작년 8월 기소됐다.
병역법 제87조에 의하면 재병역판정검사 통지서 등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받지 않으면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에 대한 선고가 나오기까진 1년이 넘게 걸렸다. 이씨의 소환 불응 때문이다. 이씨는 반복된 피고인 소환장에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강 판사는 이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경찰청에 피고인소재탐지촉탁서도 보냈지만, 이씨를 법정에서 볼 순 없었다. 이에 따라 원래 작년 10월에 열려야 했던 첫 공판은 계속 밀렸다.
결국 강 판사는 지난 7월 공시송달(법원 게시판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후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 결정을 하고 피고인 진술·출석 등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9일 열려 곧바로 변론종결됐고, 23일에 이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이씨는 선고기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상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실형 선고는 드물다. 젊은 청년 남성들이 주요 피고인이고, 이들이 병역 의무 이행 등을 약속하면 집행유예를 내리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병역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재판 자유형(自由刑) 선고 865건 가운데 집행유예가 666건(77%)이었다. 한 현직 판사는 “재판 태도 문제 등을 고려해 판사가 실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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