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살해한 탈북자, 원심 깨고 징역 18년 선고

"비상식적 변명 일관, 재범 위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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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앙심을 품고 살인을 저지른 50대 북한이탈주민에게 원심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정승규)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원심인 징역 16년을 깨고 징역 18년에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등 용서 받지 못한 데다 원심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범행 경위나 수법, 정황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탈북자로서 조사 및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대해 불신하고 비상식적인 변명으로 일관하다 항소심에 이르러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살인을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만큼 보호관찰 등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대구 달서구 주거지에서 B(63)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잠든 B씨에게 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사람을 죽였다"며 자수했는데, 조사 과정에서는 "B씨가 바람을 피웠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B씨의 집에 찾아갔다 스토킹 혐의로 신고 당하기도 했지만, 당시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입건되지는 않았다. 앞서 검찰은 "재범 우려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