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자리 뺏어올 것···한국서도 제조업 엑소더스 ”
‘제조업 담당 대사’ 임명해 “제조업 르네상스” 공약
CNN “해리스 48% vs 트럼프 47%” 초접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에게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대이동)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 연설에서 “내 리더십 아래 다른 나라의 공장과 일자리를 빼앗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중국·한국·독일의 생산시설을 이전하겠다고 밝힌 3개 주는 대선 경합주들로, 백인 노동계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 제조업 정책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제조업 담당 대사’를 임명할 것”이라며 “(대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주요 제조업체들이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게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어 2017년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에 따라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1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재차 언급하며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라’는 방침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구상 모든 회사와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과 함께 지구상 최고이자 최대인 시장(미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에서 상품을 제조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관세를 내야 한다”고 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 도입을 공언해온 그는 관세에 대해 “내가 들은 가장 아름다운 말” 등 표현을 쓰며 예찬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세금의 여왕”이라며 “끔찍하게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5일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유세에서 새로운 경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공약 슬로건인 ‘기회 경제’ 구현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중산층의 경제적 기회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세금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수조 달러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와 대조를 이루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을 40여 일 앞둔 두 후보가 경제 공약에 집중하는 가운데 CNN과 SSRS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전국 등록 유권자 48%는 해리스 부통령을,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오차범위(±3.0%포인트)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가 우선시하는 이슈는 경제가 41%로 가장 많았다. 민주주의 수호(21%), 이민(12%), 임신중지권(11%)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29명(등록 유권자 871명 포함)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오차범위 ±4%포인트)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46.61%로 트럼프 전 대통령(40.48%)을 6%포인트 넘게 앞섰다. 같은 기관이 지난 11~12일 실시한 조사 결과(해리스 부통령 47%·트럼프 전 대통령 42%)보다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해 미국 내 아시아계 유권자들 사이에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권자 단체인 ‘APIA 보트’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지난 3~9일 한국계 등 AANHPI 유권자 1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66%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28%)을 크게 앞섰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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