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휘문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당…근거조항 효력 없어”

김범주 2024. 9.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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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이사장 등의 횡령 사건을 이유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가 박탈됐던 휘문고등학교가 교육청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휘문고는 8대 명예 이사장과 법인 사무국장 등이 2011∼2017년 학교 체육관 등을 한 교회의 예배 장소로 빌려주고 사용료 외에 학교 발전 기탁금을 받는 수법으로 38억 2,5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2018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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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이사장 등의 횡령 사건을 이유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가 박탈됐던 휘문고등학교가 교육청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서울고법 행정11-1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오늘(25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교육청의 객관적 처분 사유에 대한 1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능하지만, 처분의 근거가 된 건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시행령 규정”이라며 “위임 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효력이 없는 시행령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휘문고는 8대 명예 이사장과 법인 사무국장 등이 2011∼2017년 학교 체육관 등을 한 교회의 예배 장소로 빌려주고 사용료 외에 학교 발전 기탁금을 받는 수법으로 38억 2,5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2018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명예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은 휘문고가 자사고로 지정되기 전인 2008년부터 총 52억 원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을 근거로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했는데, 해당 시행령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시행령은 개인의 권리 의무, 즉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학교 법인의 사립학교 운영에 관한 내용을 변경하는 새로운 내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처분의 근거는 지정 취소에 관한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위임 입법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시행령은 자사고 운영의 범위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 사항을 규정한 것인데, ‘지정 취소’에 해당하는 내용은 모법의 취지를 벗어났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휘문고 측이 신청한 초·중등교육법 61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습니다.

만일 오늘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 휘문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됩니다.

휘문고는 1심 판결 뒤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인용 결정을 받아내 2024학년도 신입생은 자사고로 선발한 상태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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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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