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소멸한 트래직 넘버' 롯데, 결국 비밀번호 '7107887' 뒷자리 늘어난다...7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

오상진 2024. 9. 25. 15: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 남은 트래직 넘버 '1'을 지웠다.

롯데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서 1-5로 패했다. 5위 KT와 맞대결에서 패한 롯데는 트래직 넘버 '1'이 삭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선 선발투수 김진욱(4⅓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은 나름대로 분전했다. 3회 적시타로 1점을 내줬지만 5회 1아웃까지 사사구 없이 1점만 내주며 KT 선발 엄상백(5이닝 5피안타 1실점 비자책)과 대등한 투수전을 펼쳤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김진욱의 호투에 응답하지 못했다. 5회 초 2사 1, 2루에서 손호영의 적시타로 1점을 낸 것이 전부였다.

1-1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6회 초 롯데는 전준우와 윤동희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박승욱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해 투수에게 잡혔고, 이것이 삼중살로 연결되면서 흐름이 끊어졌다.

6회 찬스를 날린 롯데는 7회 KT에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한현희가 오윤석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 위기를 만들고 정현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T는 배정대의 타석에서 대타 강백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현수는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낮게 던져 강백호를 유인했으나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심우준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김민혁에게 또 한 번 적시타를 내줘 스코어는 1-3까지 벌어졌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정현수는 주자를 1루에 남기고 나균안과 교체됐다. 하지만 나균안은 장성우를 상대로 초구에 쐐기 투런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1-5로 뒤진 롯데는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전준우가 소형준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으나 윤동희가 삼진, 박승욱이 병살타로 물러나 그대로 패했다.

롯데는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5위 KT와 6위 SSG 랜더스가 무너지는 것만이 유일한 5강 진출 경우의 수였지만, KT와 맞대결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스스로 마지막 남은 촛불을 껐다.

지난해 10월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2024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롯데는 올 시즌 출발이 매우 좋지 않았다. 4월까지 30경기서 승률 3할에 미치지 못했고(8승 21패 1무 승률 0.276), 5월 승률을 4할대(21승 2무 31패 승률 0.404)까지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6월 월간 승률 1위(14승 1무 9패 승률 0.609)의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며 7위로 도약한 롯데는 전반기를 5위와 3경기 차로 마치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중요한 승부처였던 7월 다시 월간 승률 최하위(6승 14패 승률 0.300)를 기록하며 9위로 내려앉았다.

8월 월간 승률 2위(14승 8패 승률 0.636)를 기록하며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을 실현한 롯데는 9월 4일 5위 KT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2경기 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가을야구 희망도 점점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16경기서 6승 1무 9패로 미끄러졌다. 시즌 막판 가장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탓인지 실책, 주루사, 불펜 방화 등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속출했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희망의 끈을 겨우 붙잡고 있던 롯데는 정규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2000년대 초반 롯데는 '8888577'이라는 일명 '비밀번호'로 불리는 순위를 기록하며 기나긴 암흑기를 보냈다. 이후 한때 가을야구에 단골손님으로 초대받았던 롯데는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다시 흑역사가 시작됐다. 2018년부터 7-10-7-8-8-7위로 하위권을 맴돌며 '7107887'로 비밀번호를 갱신한 롯데는 7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로 또 하나의 비밀번호 숫자를 추가하게 됐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