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과 KIA 윤도현의 ‘꽃놀이패’
'꽃놀이패'
특정 상황에서 어느 쪽을 택하든 이익 혹은 손해가 일방적으로 이어질 상황을 표현할 때 쓰는 바둑 용어다.
정규리그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KBO리그에 빗대어 보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KIA의 행복한 상황을 설명하는 단어가 된다.
지난 17일, 일찌감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KIA는 일찌감치 가을야구 준비에 돌입했다. '주축 선수들의 휴식'과 '차기 시즌을 위한 선수 점검', 그리고 '한국시리즈 멤버 구상'까지 세 마리 토끼 몰이 중이다.
이범호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젊은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시즌 막바지 젊은 선수들이 어떤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지 체크하면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꽃놀이패에서 '霸(으뜸 패)'자를 흔히 사용하는 '牌(패 패)'자로 바꿀 경우, 이범호 감독이 손에 쥔 최고의 '꽃놀이 패'는 단연 내야수 윤도현이다.
KIA가 매직넘버를 모두 지운 뒤, 마침내 1군에 부름을 받은 윤도현은 딱 두 경기 만에 KIA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도현은 시즌 첫 출전이었던 23일 삼성전에서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포함해 3안타 경기를 펼쳤고, 다음 날엔 시원한 장타 2개를 때렸다. 수비에서도 첫 경기 3루수, 두 번째 경기에서는 2루수와 유격수를 연이어 무리 없이 소화했다.
타격 재능에, 단기전에서 필요한 수비 유틸리티 능력까지 과시한 윤도현의 등장에 이범호 감독의 행복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그동안 쉽게 보지 못했던 선수가 한국시리즈에 깜짝 승선할 수 있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당연하다. 그런 선수를 찾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이다"라며 "어떤 선수가 한국시리즈에 갔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판단하고 있고, 그런 선수가 계속 나와서 지금처럼 저를 힘들게 했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도영 역시 '친구'이자 '라이벌' 윤도현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김도영은 "어릴 때부터 같은 광주 출신으로 도현이의 야구를 지켜봤는데, 솔직히 다치지만 않으면 꼭 1군에 있을 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도현이는 승부욕도 커서 이 정도로는 아마 만족을 못 할 거다. 더 크게 될 거다"라고 전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진입을 위한 윤도현의 남은 과제는 1군 주요 투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앞서 치른 두 경기에서 윤도현은 삼성의 이승민, 육선엽, 김대호를 상대로는 자신감 넘치는 타격을 펼쳤지만, 베테랑 백정현과 1군 경험이 많은 최채흥, 김윤수 등을 상대로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남은 정규리그 4경기를 통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도 자기 타격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각인시켜야 한다.
<윤도현 경기별 타격 결과>
9월 23일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첫 타석: 중전안타 - 139km/h 패스트볼 (이승민)
두 번째 타석: 유격수 쪽 내야안타 - 140km/h 패스트볼 (이승민)
세 번째 타석: 중전안타 - 143km/h 패스트볼 (육선엽)
네 번째 타석: 삼진 - 130km/h 슬라이더 (백정현)
9월 24일 (5타수 2안타(2루타 2개) 2타점 1득점)
첫 타석: 유격수 뜬공 - 128km/h 슬라이더 (김대호)
두 번째 타석: 좌중간 2루타 - 140km/h 직구 (김대호)
세 번째 타석: 좌익선상 2루타 - 128km/h 슬라이더 (김대호)
네 번째 타석: 포수 파울플라이 - 137km/h 패스트볼 (최채흥)
다섯 번째 타석: 삼진 - 130km/h 커브 (김윤수)
만약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하더라도 윤도현이 1군에서 보낸 약 열흘의 시간은 값진 경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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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형 기자 (nobro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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