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 원인 누구인가"... 쿠팡이츠·배민 `네탓 공방`

쿠팡 "수수료 동결 등 본사부담"
배민 "왜곡 여론몰이 법적대응"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뉴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 플랫폼 '이중가격제' 확산에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간 '원인 제공자' 공방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이중가격제는 매장용보다 배달용 메뉴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것을 말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5일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한 배달앱 업체가 당사와 관련해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한다고 표현하며 이중가격제 원인이 당사에 있는 것처럼 '특정 배달업체만의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라며 "이는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건)과 가게배달(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24일 오후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낸 바 있다.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고객배달비 업주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고객배달비 업주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문제가 배달 앱 시장에서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사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특정 배달업체만의 문제를 모든 배달 업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되지 않도록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우아한형제들은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면서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설명자료를 통해 밝혔다.

또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면서 "당사는 현재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때 중개이용료는 6.8%로 경쟁사보다 3%포인트(p) 낮다. 가게배달의 중개이용료는 최근 변동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분식집 등의 배달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리아는 최근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려 이중가격제를 3년 만에 부활했다.

롯데리아 제품을 배달앱 등으로 주문하면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각각 비싸진다. 맥도날드도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넣었다. 빅맥세트 배달 메뉴 가격은 개당 8500원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1300원 비싸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재도입했고,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높게 받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지난달 배달앱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