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MBN 6개월 업무정지’ 방통위 처분 취소···항소심서 뒤집혀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매일방송(MBN)에 대해 내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방통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던 1심 판결을 뒤집은 결과다.
서울고법 행정11-1부(재판장 최수환)는 25일 MBN이 방통위를 상대로 업무정지 등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0년 방통위는 MBN이 2010년 종편 채널로 출범할 때 차명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자본금을 충당한 사실이 밝혀지자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MBN은 납입자본금 상당금을 회사 자금으로 확충하고도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하고, 납입자본금이 정상 납입된 것처럼 방통위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MBN은 방통위의 업무정지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2022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방통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행위가 종편 채널 최초 승인 단계에서부터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매우 위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사기업과 달리 공공성이 있고, 높은 수준의 공적 책임이 요구되는 사업을 하면서도 비위를 저질러 언론기관으로서 국민 신뢰가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N은 6개월간 방송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에 처할 위기를 겪었다. MBN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방송을 계속해왔다.
항소심 판단은 반대로 나왔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MBN의 비위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방송의 자유 내지는 언론기관의 공적 가치나 역할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실질적으로는 영업 취소에 이르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방통위는 공익과 언론기관의 공적 가치의 침해까지 함께 고려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재판부는 MBN의 비위행위가 언론 기관의 본질까지 해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MBN의 비위행위가 언론 기관으로서 사회적 기능을 본질적으로 훼손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소송 내용과 관련해서는 방통위의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판결문을 보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211031450001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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