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때리는 학폭..더 잔인하고 교묘해"..초등학교 4학년 부터 시작
피해응답률 증가 추이...증가폭은 둔화
'언어폭력' 40% 육박...따돌림·성폭력도↑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 수립 추진
[파이낸셜뉴스]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전년 표본조사와 올해 전수조사에서 모두 늘었다. 특히 초4부터 고3까지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학교폭력 피해 최대 응답률을 경신했다. 가해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은 '언어폭력'으로 40%에 가까웠고, '집단따돌림'과 '성폭력'은 2024년 1차와 2023년 2차 조사 모두에서 비중이 늘었다. 특히 올해 전수조사에서 '신체 폭력'은 줄었지만 '사이버폭력'이 0.5%p 늘어 가해 유형도 변화하는 추세다. 정부는 2025년 상반기 중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연이은 학교폭력 증가...6만8000명 피해 호소
교육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7개 시·도교육청이 조사한 대상은 올해 전수조사의 경우 초·중·고 전체 학생 389만명, 지난해 표본조사는 전체 약 19만명(4%)이다.
조사 결과 2024년 1차 전수조사와 2023년 2차 표본조사 모두 피해응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특히 올해 1차 전수조사 피해 응답률은 2.1%로 지난해 전수조사 응답률(1.9%) 대비 0.2%p 올랐다. 지난해 2013년(2.2%)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을 1년 만에 재차 경신한 수치다. 피해 학생의 규모 역시 6만8000명 수준으로 2020년(2만7000명) 이후 4년 연속 비중과 규모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교육부는 "최근 3년간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피해응답률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수조사에서의 피해응답률 증가폭은 2022년 0.6%p에서 지난해 0.2%p까지 좁아진 상태다.
■'안 때리는' 폭력 증가
피해유형 중 가장 높은 응답을 보인 '언어폭력'은 2024년 1차 전수조사에서 39.4%로 전년 동차 대비 2.3%p 올랐다. 2023년 2차 표본조사에서도 0.6%p 소폭 감소를 나타냈지만 40.9%로 가장 빈번한 폭력 사례로 꼽혔다.
'신체폭력'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024년 1차(17.3%→15.5%) 및 2023년 2차(16.4%→15.5%)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사이버폭력'이 2023년 2차는 6.8%로 전년 동기 대비 1.6%p 감소한 반면 올해 전수조사에서 7.4%로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했다.
'집단따돌림', '성폭력', '금품갈취' 등은 2024년 1차와 2023년 2차에서 모두 비중이 늘었다. 직접적으로 신체를 위협하는 대신 다른 유형의 학교 폭력이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학생들은 효과적 예방교육 방법으로 '공감, 의사소통, 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26.6%), '학생 참여(캠페인, 동아리 등) 활동'(25.4%), '방송·비디오·동영상 시청'(22.3%) 등을 꼽았다.
실질적인 방지 활동으로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 방법 교육'(27.8%), '학교 폐쇄 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20.9%), '인성교육, 스포츠·문화예술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18.8%) 등에 높은 응답을 보였다.
교육부 역시 코로나19 기간 동안 허술해진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활동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며 "참여형 예방교육, 의사소통·감정 조절 방법 교육, 인성·체육·예술 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해 점검하고, 다변화되는 학교폭력 양상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5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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