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RE100’ 추진하는 경과원, 수소산업 새 지평 열다

황영민 2024. 9. 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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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AM, IRA 등 국제통상서 탄소배출 저감 중요한 척도
'경기도 차세대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사업' 2년간 추진
평택 소재 '애니텍' 그레이수소→블루수소 전환기술 개발
안양 소재 '에코시스텍' 유기성폐자원 수소 회수·순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세운 것이 바로 ‘경기 RE100’이다.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 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본원 전경.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 RE100 달성을 위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의 ‘차세대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민선 8기가 출범한 202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도내 수소산업 기업을 지원해 7건의 특허 출원과 SCI 논문 게재, 2건의 프로그램 등록 등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면서다.

그레이수소→블루수소로 전환 ‘애니텍’

평택시 소재 기업인 ㈜애니텍은 차세대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그레이수소의 블루수소 전환을 위한 on site CCUS 공정 및 수소버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블루·그린 등 다양한 색상으로 구분한 명칭이 붙는다. 이중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하는 그레이수소는 통상 1톤을 만드는 데 1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애니텍은 그레이수소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해 블루수소로 만들기 위한 흡수제 및 흡수 촉진제를 개발했다. 이 같은 공정을 위한 CCUS(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 기술은 탄소를 포집·운반 후 땅속이나 해저에 저장해 대기로 배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CCS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해 포집된 탄소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CCU 기술이 더해진 개념이다.

애니텍의 그레이수소를 블루수소로 전환하기 위한 CCUS 공정 모식도. (자료=애니텍)
애니텍의 이산화탄소 흡수용 스크러버 및 수소 연소기 시제품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성능평가에서 90% 이산화탄소 저감 능력을 인정받았다. 향후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수소버너를 비롯해 소형 버너가 활용되는 산업군에 적용돼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니텍은 경과원으로부터 2년간 2억원의 사업자금을 지원 받아 ‘CCUS 장치가 구비된 블루수소 생산 시스템’ 등 6개 기술 특허 출원과 관련 논문이 SCI에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애니텍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경과원 지원 및 경희대와 산학협력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향후 CCUS를 활용한 친환경 자원화 기술과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분야 실증 사업을 지속해 신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축분뇨·음식물쓰레기에서 고순도 수소 포집 ‘에코시스텍’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가축분뇨 발생량은 5000만t(톤)으로 이중 87%는 장기간 발효를 거쳐 퇴비와 액비로 활용된다. 60일에 걸친 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강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가 발생한다. 이처럼 가축분뇨와 하수찌꺼기,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등이 대기오염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안양시 소재 기업인 ㈜에코시스텍은 경과원으로부터 인건비와 시제품 제작비, 시험인증비 등을 지원받아 유기성 폐자원에서 고순도·고회수율 수소 생산 및 포집된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에코시스텍이 개발한 PSA와 화학 흡수법을 통한 수소 회수율 증진 및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사진=에코시스텍)
에코시스텍의 파일럿 설비는 유기성 폐자원 에너지화시설에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를 수소생산에 활용할 때 발생하는 고질적 문제인 효율성 저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성능평가 결과 에코시스텍 설비를 통한 유기성 폐자원의 수소 회수율은 95.1%, 순도는 99.97%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포집률 또한 99.83%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며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좁혔다.

박종영 경과원 AI신산업본부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인 목표가 되면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수소”라며 “경기도는 수소에 대한 풍부한 시장 수요와 수소산업 연관분야 집적도가 최고 수준으로 산업 활성화에 유리하나 중앙정부 R&D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지원으로 도내 수소에너지기업의 기술혁신역량 강화와 사업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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