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 “2025년 소비, 소확행 지고 ‘아보하’ 뜬다”

2024. 9. 25. 15: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일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5년 뱀띠해 트렌드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뱀의 감각)’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매년 그해를 상징하는 띠 동물을 키워드로 10가지 트렌드를 제시한다. 그는 “어려운 한 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스네이크 센스는 10개의 트렌드 키워드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김 교수는 ▷옴니보어 ▷#아보하 ▷토핑경제 ▷페이스테크 ▷무해력 ▷그라데이션K ▷물성매력 ▷기후감수성 ▷공진화 전략 ▷원포인트업을 키워드로 꼽았다.

김 교수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지금의 답답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경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며 “경기가 지지부진할 때는 작은 것들, 현재지향적인 태도 등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을 키워드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김 교수는 소비의 고정관념이 사라진 ‘옴니보어’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옴니보어는 본래 ‘잡식성’이라는 의미지만, 파생적으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옴니보어 소비 현상은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에 따른 경계와 구분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집단의 변인은 줄어들고 개인의 변인은 커진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두 번째 키워드로 ‘#아보하’를 꼽았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뜻하는 말로,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만족을 느끼는 행복 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김 교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개념이 확산하면서 본질을 잃고 과도하게 피로해졌다”며 “최근 젊은 세대는 소위 행복 피로증에 걸려 소확행으로 대표되는 행복을 과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관찰된다”고 진단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10대 트렌드 키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이어 제시한 ‘토핑경제’는 꾸미기 문화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개념이다. 김 교수는 “유행했던 마라탕, 요아정, 버블티의 공통점은 본품보다 토핑에 돈 더 많이 쓴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토핑을 얹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비를 연구하다 보면 동조와 차별화의 영원한 싸움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라며 “유행에는 동조하면서도 나만의 것(토핑)은 차별화하려는 소비 심리를 보인다”고 부연했다.

작고 귀엽고 순수한 존재가 사랑받는다는 ‘무해력’도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이 외국인 인구 비중이 5%에 육박하는 ‘다문화국가’로서 세계화와 로컬화가 빠르게 섞이고 있다는 개념의 ‘그라데이션K’도 제시했다.

‘물성매력’은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물질의 형태로 경험하기를 원하는 것, ‘공진화 전략’은 적과 나를 가리지 않고 공생과 진화를 모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뜻한다.

불경기 속에서도 기술혁신 등 거시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김 교수는 “경기 침체 속에서 다른 요소들은 크게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기술이고, 기후다. 이런 거시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키워드도 일부 선정했다”고 했다.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뜻의 ‘기후 감수성’, 기술이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읽어내고 따라 하게 되는 ‘페이스테크’ 등이 그런 예다.

마지막으로 ‘원포인트업’을 지금 도달 가능한 한 가지의 목표를 세워 실천함으로써 나다움을 잃지 않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개했다. 김 교수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대”라며 “예측이 어려워지는 현상에서 작은 성취를 쌓아가면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newda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