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 서울 가을밤 달군 ‘리얼 펑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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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72)가 선선해진 서울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궜다.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 '나일 로저스 & 시크'를 열고 자신의 50년 뮤지션 여정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로저스는 1970년대 펑크·디스코 장르를 대표하는 밴드 시크(Chic)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지금까지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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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펑크...韓무대 행복하다”
보위·마돈나·비욘세·다프트펑크 등
명반 작업하며 美그래미 다수 수상
대중음악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72)가 선선해진 서울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궜다.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 ‘나일 로저스 & 시크’를 열고 자신의 50년 뮤지션 여정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연주 소절마다 무대에 흘러넘치는 그루브 덕에 어느덧 관객석은 ‘디스코장’처럼 자유로운 춤사위로 넘실댔다.
로저스는 1970년대 펑크·디스코 장르를 대표하는 밴드 시크(Chic)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지금까지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 마돈나, 비욘세, 다프트 펑크 등과 협업해 음악을 만들었다. 그가 참여한 앨범의 통산 판매량이 5억 장을 넘겼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엔 K팝 걸그룹 르세라핌의 인기 곡 ‘언포기븐’에 기타 연주로 참여했고, 최근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신곡 ‘록/언록’(lock/unlock)에도 참여해 국내 인지도를 높였다.
시크의 데뷔곡 ‘르 프릭’(Le Freak)으로 문을 연 공연은 ‘에브리바디 댄스’(Everybody Dance) ‘댄스, 댄스, 댄스’(Dance, Dance, Dance) ‘아이 원트 유어 러브’(I Want Your Love) 등으로 단숨에 이어졌다. 일흔을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로저스는 기타를 치며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거나 무대를 좌우로 누볐다. 두 명의 여성 보컬과 키보드 2명, 베이스 1명, 드럼 1, 트럼펫 1명, 색소폰 1명 등 총 9명의 밴드는 분위기에 맞춰 즉흥 연주를 선보이며 놀라운 합을 선보였다.
음악가로서의 길고 폭넓은 여정을 보여주듯, 이날 공연은 197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팝의 역사를 요약한 듯했다. 시크의 음악뿐 아니라 본인이 프로듀싱한 명곡 등 총 22곡을 90분 동안 연주했다. 특히 지난해 그에게 그래미상을 안긴 비욘세의 ‘커프 잇’(Cuff It), 2014년 그래미상을 받은 다프트 펑크·퍼렐 윌리엄스의 ‘겟 럭키’(Get Lucky) 등을 부를 때 큰 떼창이 터져 나왔다. 그럴 때마다 로저스는 관객을 지휘하는 손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로저스는 시스터 슬레지의 ‘로스트 인 뮤직’(Lost in Music), 듀란 듀란의 ‘노토리어스’(Notorious) 등을 연주한 뒤엔 “이게 바로 펑크”(That’s what I call funky)라고 한 마디 던졌다. 리듬감이 도드라지는 자신의 전매특허 ‘처킹 기타’(chucking guitar) 주법도 구사했다.
1970년대에 그와 함께 활동하던 시크의 핵심 멤버 베이시스트 버나드 에드워즈 등은 이미 고인이 됐지만, 월드 투어를 도는 지금의 멤버들도 일당백 역할을 해냈다. 특히 여성 보컬 킴벌리 데이비스는 고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스캣(흥얼거리는 창법)으로 객석의 큰 환호를 받았다.
밴드 시크의 초기 히트곡 ‘굿 타임’을 선보인 마지막 순서까지 공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로저스는 다른 멤버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간 뒤에도 무대에 남아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무대 앞쪽에서 앨범을 건네는 팬들에게 사인해주느라 약 5분 정도 무대에 머무르는 등 팬 서비스에서도 거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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