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 불똥 튄 배달 앱 시장…배민·쿠팡이츠 '신경전' 격화

〈자료 우아한형제들〉

〈자료 쿠팡〉

롯데리아, 맥도날도 등 프랜차이즈 위주로 배달과 매장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원인을 두고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중가격제 도입 이유로 배달비 상승을 거론한 가운데 쿠팡이츠는 배민에게 책임을 돌렸고, 배민은 법 대응까지 시사하며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공방이 지속되면 배달 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민은 이중가격제와 무료배달 비용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츠가 주장하는 배달의민족과의 무료배달, 중개수수료 등 비교 〈자료 쿠팡〉

포문은 쿠팡이츠가 열었다. 쿠팡이츠는 24일 쿠팡 뉴스룸을 통해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한다”면서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는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A사로 표기한 표를 공개하며 무료배달 비용, 방문 포장 수수료, 중개 수수료, 지난해 영업이익을 비교했다. 쿠팡이츠가 업체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가게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 등을 언급한 점에서 배민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면서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배달비 업주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 주장하는 쿠팡이츠와의 무료배달 비교〈자료 우아한형제들〉

배민은 이에 대해 소비자와 외식업주가 오인할 수 있는 주장이라면서 반박했다. 배민의 배달 방식은 배민라이더가 배달하는 '배민배달'과 업주가 배달대행사를 이용하는 '가게배달'로 나뉜다. 자체배달만 운영하는 쿠팡이츠와는 다른 구조인데, 점주가 자율적으로 배달대행사를 이용하는 '가게배달'만 의도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무료배달 혜택 관련 쿠팡이츠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고객 배달비를 당사에서 모두 부담하고 있다”면서 “중개이용료는 9.8%로 (쿠팡이츠와) 동일하며 업주 부담 배달비도 2900원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 가게배달의 경우 업주가 배달비를 설정하게 돼 있다”면서 “가게배달의 중개 이용료는 6.8%로 쿠팡이츠보다 3%포인트(P) 낮으며 인상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특히 쿠팡이츠가 주장을 되풀이하면 법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사 공방을 지속하면 법정까지 갈 확률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배달 플랫폼 양사가 이중가격제를 기점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이중가격제의 근본 원인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외식업주들이 음식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한테 비판을 받으니 배달 플랫폼을 핑계삼아 가격을 인상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배달 시장 정체로 인해 양사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배달 시장이 코로나 상황에서 특수하게 성장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은 배달 시장의 구조조정 내지는 '다운 턴'으로 수익성을 보존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