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한은 금통위원 "집값엔 심리 좌우…브레이크 필요"

남주현 기자 2024. 9.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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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위원 기자간담회
신성환 금통위원(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5일 "주택 가격 모멘텀은 심리에 좌우하는 만큼 지금은 브레이크를 잡아 놓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날 한은 신관 2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집값 위험이 상당히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어 최장기간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2%대로 내려왔고 미국은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며 어느때보다 한은의 10월 인하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 위원이 간담회를 열고 통화정책 주제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 그는 2022년 은행연합회 추천으로 금통위에 합류했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경제분과에서 활동하고 코로나19 이후 첫 금리 인상에 나섰던 2021년 반대 의견을 내놔 비둘기파(금리 완화 선호)로 분류됐다.

신 위원은 "저는 대표적인 비둘기"라면서 "미시적인 상황이 눈에 더 들어오고 다른 위원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하 의견을 내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집값과 가계부채 문제가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와 내수 관계를 보면 금리를 지금 상태로 유지할 필요가 없었지만, 6월 집값 급등 시그널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7월부터 피벗(통화정책 전환) 의견을 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집값 등 금융 안정 이슈가 등장하면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간담회 내내 금리 인하 필요성에도 집값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규제 본격화와 추석 효과에 이달 13일까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7600억원 느는데 그쳐 집값 숨고르기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달 주담대는 9조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그럼에도 신 위원은 집값에 브레이크가 결렸다는 판단을 보류했다. 그는 "추세적이냐 일시적이냐 판단이 어렵다"면서도 "주택 가격은 주식에 비해 상승 혹은 하락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한번 오르면 다음에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경계했다.

이어 9월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지표에 대해 8월 대출 막차 수요와 추석 연휴 효과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노이즈가 끼어있다고 인지하고 있다"면서 "9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지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남 3구 집값 급등에 대해서도 "국지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니깐 걱정하는 것"라면서 "소득이 높아지면서 집에 쓸 수 있는 여력이 커졌지만 문제는 소득 대비 집값이 굉장히 높고, 속도도 더 빠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리로 집값을 잡기위해서는 아마 꽤 많이 올려야할 수준이지만, 금리로 집값을 잡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멘텀이 강한 상황에서 금리를 떨어뜨릴 경우 모멘텀을 강화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금리 정책 판단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신 위원은 "10월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9월 데이터를 믿어도 되냐 그리고 10월과 11월 들어가 다시 올라가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으로 굉장히 답답해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금리에 대한 얘기는 얼마든지 할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기본적으로 엑셀을 밟는 것을 좋아해 누군가는 필요할 때 브레이크를 잡아줘야 하는게 그 주체가 중앙은행"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의 리스크 매니저로서 브레이크에서 엑셀로 옮겨가기에는 조금 시기상조"라면서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 가게될지 모르겠지만 위험 요인이 가시화되면 이제 같은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내비쳤다. 그는 "한은은 최대한 균형된 시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조절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모멘텀의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로 경제가 녹록한지는 잘 모르겠다"며 "결국 데이터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모멘텀이 확실히 변화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에 대한 질의에는 "어느 정도 둔화가 되는 것으로 보고 금리 인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거지 집값이 100% 안정된 이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고 언급했다.

매파로 변신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미시적인 부분이 와닿는 비중이 상당히 크지만, 주택 가격 문제가 워낙 크다"면서 "위험이 현실화되고, 현실화되기 시작했을 때는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금융안정 이슈를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이 1400원이 되면 큰일이라는 시각은 과거에는 일리가 있었지만 외화보유고가 충분하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자산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환율이 일종의 시그널로 해석하기보다는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변수에 움직이는 시장 변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하는게 적절해 변동성 확대를 줄여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펀더멘탈만 괜찮으면 환율에 대해 너무 신경쓸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별 금통위원 간담회는 2019년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열리지 않다가 개최됐다. 최근 위원별 간담회는 임기 내 마지막 금통위를 치른 후 퇴임식을 겸했던 박기영, 서영경, 조윤제 위원 간담회가 유일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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