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광산’ 잡아라… 中, 자원 재활용 전문 국유기업 띄운다
중국에서 자원 재활용 산업을 담당하는 국영기업이 출범한다. 자원 재활용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이자 미래 먹거리로 꼽혀 전 세계 기업들이 기술력 확보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특히 고철이나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해 친환경 산업재로 활용할 수 있어 ‘제2의 광산’으로 꼽히는데,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기술과 시장을 육성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기획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자오천신 부주임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자원순환이용그룹(中國資源循環利用集團)’의 설립을 지원하고, 국가적·기능적 자원 재활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자원순환이용그룹은 중국의 98번째 국영기업이 된다. 지난 8월 설립 준비팀이 본격 출범했고, 본사는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시에 들어선다.
중국은 자원 관련 국영기업들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재활용 역량을 자원순환이용그룹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바오우철강그룹의 고철 자원 재활용 사업, 중국석유화공그룹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자원순환이용그룹이 가져간다. 이 외에도 알루미늄그룹과 오광그룹, 건재그룹 등 자원 관련 다른 국영기업들도 재활용 프로젝트와 인력을 넘기기로 했다. 자원순환이용그룹 설립에 필요한 자금 역시 이들 국영기업이 공동 출자하기로 했다.
자원 재활용은 전 세계가 앞다퉈 뛰어드는 분야다. 환경친화적이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는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모든 포장 폐기물(종이, 유리, 알루미늄, 플라스틱, 목재)의 재활용률을 6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도 2018년부터 자원순환기본법에 통해 폐기물 최소화, 재활용 촉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관련 전 세계 기업들도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원 재활용 기술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 삼일PwC에 따르면 글로벌 재활용 시장은 2019년 3300억달러(약 440조원)에서 2027년 5137억달러(약 6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자원 재활용 산업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쌍탄(雙炭)’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선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데 더해 자원 재활용도 필수적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재생 가능한 자원의 재활용은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고철을 재활용해 1톤(t)의 강철을 생산하면 약 1.6t의 철광석을 절약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폐기물 배출량도 각각 1.6t, 3t씩 줄어든다”라고 했다.
관련 정책도 속속 갖추고 있다.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중 순환경제 발전계획 부문에서 2025년까지 고형 폐기물 종합 이용률, 건설 폐기물 종합 이용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폐지(6000만t)·폐철(3억2000만t)·재생비철금속(2000만t) 등 각종 자원의 재활용 목표치도 명시했다. 국무원은 올해부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5월과 7월에도 고철 재활용 촉진 방안과 자원순환산업 육성 방안을 각각 내놨다.
여기에 자원 재활용 사업을 총괄하는 국영기업까지 설립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대중증권보는 “이미 전국에 약 15만개의 자원 회수 센터가 있고, 약 1800개의 각종 대형 분류 센터가 있다”며 “자원순환이용그룹의 설립을 지원한다는 것은 산업 관리의 정교화 수준을 끌어올리고, 자원 분야에서 ‘제2의 광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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