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급자족`에 韓 소득탄력성 하방 압력↑…"경쟁력 확보 고삐 죄야"

산업연구원 '소득탄력성 변화 요인과 대응 방향' 보고서
소득탄력성. 반도체·자동차 높으나…전 산업 16년째 추락
미중 패권전쟁에 교역 위축, 탄소중립 기조 등 대응책 필요해

<아이클릭아트>

산업별 시간변동 소득탄력성 추정치. <산업연구원 제공>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 소득탄력성 하락 요인에 대응해 우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 수출의 세계 소득탄력성 변화 요인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소득탄력성은 세계 소득 변화율에 대한 한국 수출 변화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소득탄력성은 2.44로 2017년부터 지속 상승 추세다. 자동차도 2022년부터 상승 전환하며 현재 2.15 수준이다. 두 품목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선호도와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전 산업 소득탄력성은 1.36으로 1보다는 높았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소재산업도 1.77을 기록 중이나, 전 산업과 동일하게 2008년 이후 최근까지 하락 중이다.

소득탄력성 하락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성정전략 변화와 첨단산업 육성 강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은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첨단산업 육성 전략에 따른 글로벌 경쟁 심화도 소득탄력성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중 패권전쟁 및 지경학적 분절화로 인한 세계 교역 둔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중립 블록이 형성되면서 전반적인 교역이 위축되고 있으며 소득탄력성 하락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도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현지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도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수출 감소, 생산 공동화, 일자리 감소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관련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지원, 국제 협력 강화가 요구된다"며 "첨단 전략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수출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대비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다양한 국가로 공급망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소득탄력성 하락을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들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