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며 '사퇴 선언' 이임생 이사, 뜬금 '잔디' 지적..."책임 회피 발언, 실망스럽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이임생 기술본부총괄이사가 울먹이며 사퇴를 선언한 뒤 뜬금없는 최종 발언을 진행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을 비롯해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본부총괄이사, 박주호 전 국가대표, 박문성 해설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 이사는 지난 6월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감독 선임의 전권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곧바로 홍 감독을 A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앉혔고, 홍 감독 선임에 대해서 "자신의 전권으로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은 이 이사와 한 전력강화위원 간 메신저 캡처를 공개하며 이 이사가 전력강화위원의 최종 결정 위임을 회유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메신저 내용에는 이 이사가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 받은 부분만 컨펌해 주면 됩니다"라고 요청했고, 이 메시지를 받은 한 전력강화위원은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장했다.
그러자 이 이사는 "죄송하지만 이건 내 명예가 걸린 일이라 꼭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사퇴하겠다. 내가 결정하게 부탁을 드려 동의를 다섯 분 다 받았다. 박주호 위원과도 2분 44초 통화를 했다. 내가 사퇴하겠다. 하지만 내가 통화를 하지 않고 동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를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거는 말씀드린 회유가 아니라 기자분이 요구한 부분을 확인해주지 못하겠다는 내용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민형배 의원이 계속해서 질타하자 이 이사는 "죄송하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사임하겠다"고 답했다.
민 의원의 질문이 끝난 뒤 이 이사는 최종 발언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 이사는 뜬금없는 말을 이어갔다. 그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제일 힘든 게 잔디가 뛰기 힘들다는 얘기들을 너무 많이 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의원님들이 한국 축구를 위해서 우리 선수들한테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잔디 문제는 손흥민, 이강인 등이 언급한 문제이긴 하지만 현안 질의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이 이사의 답변을 들은 전재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내가 듣기에는 진짜 도와주셔야 될 분들은 거기 계신 분들이다. KFA는 책임을 지고 진심 어린 반성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 발언 기회를 줬는데 책임을 돌리고 회피하는 듯한 발언은 실망스러웠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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