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79년이 흘렀다"…'경성크리처2', 화려한 컴백 (발표회)
[Dispatch=김다은기자] '경성크리처'가 시즌 2로 컴백한다. 전작보다 더 확장된 스토리와 강렬해진 서스펜스, 화려해진 액션, 빨라진 전개까지, 모든 장치를 업그레이드했다. 박서준은 "시즌2가 더 화려하다"고 자신했다.
1945년 경성의 악연이 2024년 서울의 운명으로 이어진다. 시대를 뛰어넘어 시간 배경에 변주를 줬다. 박서준과 한소희가 79년의 세월을 뚫고, 다시 환상의 호흡을 맞췄다.
"시즌2를 촬영하며 케미가 훨씬 더 좋아졌습니다. 배경이 현재라 원래 쓰던 어투로 대사를 내뱉다 보니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죠. 이번에도 역시 투닥거리지만요." (박서준)
새로운 인물의 합류는 긴장감을 더한다. 이무생과 배현성이 새 빌런의 탄생을 알린다. 이무생은 "시즌 1의 웅장한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를 넘어선다. 막으려는 자와 장악하려는 자의 싸움이다"고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드라마와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 정동윤 감독은 "시대를 관통해 남아있는 잔재들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한다.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힘을 줬다.
'경성크리처' 시즌2(각본 강은경, 연출 정동윤·조영민) 측이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 볼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 박서준, 한소희, 이무생, 배현성, 정동윤 감독이 자리했다.
◆ 1945년 경성의 악연, 2024 서울의 운명으로
'경성크리처2'는 현대극이다. 2024년 서울을 베경으로 한다. 태상(박서준 분)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박서준 분)와 채옥(한소희 분)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친다.
먼저 시즌 1과 다른 점은, 시대적 배경이다. 1945년에서 2024년으로 변주를 줬다. 정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현재에도 여전한 잔재들을 생각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제의 생체실험은 그대로 다룬다. 우리의 역사로부터 시작된 대서사시였다. 처음 정 감독이 '경성크리처' 시리즈를 기획할 당시, 강 작가와 나눈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자"는 것이었다.
"79년 동안 많은 것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끔찍한 짓을 벌이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죠. 그들에게 쉽게 고개를 숙이거나 타협하는 시대적 아이러니까지요." (강 감독)
전작보다 속도감은 높였다. 정 감독은 "시즌 1은 무거운 시대여서 정적으로 접근했다. 이번엔 현대에 맞게 속도감을 올렸다. 그럼에도 하나의 이야기이기에, 곳곳에 시즌1을 숨겼다"고 귀띔했다.
시즌2 속 나진의 의미도 새로 정의했다. 나진은 시즌 1에서 사람을 괴물화 시키는 장치였다. 정 감독은 "나진을 누가 사용하고 어떤 목적으로 쓰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결국 사람에 달린 문제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누군가에게는 처절한 사투, 힘을 위한 수단, 저주다"고 표현했다.
◆ 박서준, 새로운 호재
박서준은 '장호재' 역으로 새롭게 돌아온다. 시즌1의 경성 최고의 전당포 대주 '장태상'과 모든 것이 닮아있는 인물. 돈만 되면 어떤 의뢰든 처리하는 흥신소 ‘부강상사’의 부대표다.
먼저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촬영이 끝난 지 시간이 좀 돼서 실감이 잘 안 난다"면서도 "고생했던 시간들을 공유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 정말 힘들지만 재미있게 보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서준은 "전작과 인물 이름도 시대적 배경도 달랐다"며 "과거에 머물러있다가 현대로 오니까 같은 작품이지만 신선했다.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는 지점도 즐거웠다"고 했다.
다른 이름의 인물인 만큼, 표현법에도 변화를 줬다. 먼저 외적인 스타일링부터 바꿨다. 박서준은 "차이를 극명하게 하고자 했다. 감정선을 다르게 표현하는 게 어려웠지만 배우로서 재미있기도 했다"고 더했다.
특히 스포일러에 말을 아꼈다. 호재는 태상과 다른 인물이지만, 같은 얼굴로 비밀을 품고 있다. "박서준이 비슷하지만 다른 인물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기대해달라"고만 일축했다.
◆ 한소희, 79년의 세월
한소희는 또다시 '윤채옥'을 연기한다. 지난 시즌에서 '나진'을 삼킨 후, 늙지도 않은 채 현재까지 살아온 설정을 부여받았다. 의뢰받은 실종자를 찾다가 우연히 호재를 마주하고 혼란에 빠진다.
79년의 세월을 표현했다. 한소희는 "세월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에 중점을 뒀다. 혼자 외롭게 세월을 살아간 캐릭터이다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견뎌왔을까에 관해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옥이 과거에는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욕망과 목표가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조금 흐려진다"며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성이 많이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인물의 감정선도 지나간 시간만큼 깊어졌다. 그는 "나진에서 오는 힘이 있다. 늙지도 않고 더 하얘진다"면서 "신분이 들키면 안 돼서 그림자처럼 산다. 그 때문에 스타일링도 어둡게 갈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소희의 액션 연기도 기대 거리다. 그는 "와이어를 처음 타ㅜ봤다. 고소공포증이 없어졌다"며 "초인적인 힘을 보여줘야 해서 좀 더 액션 속도가 빨랐다. 연습을 더 했다"고 토로했다.
박서준과의 케미는 더 깊어졌다고 자신했다. 박서준 또한 "시즌 2를 찍으며 인간적으로도 더 가까워졌다. 배경도 현재라서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 이무생X장현성, 새 빌런의 등장
이무생과 장현성은 새 멤버로 투입됐다. 먼저 이무생은 '쿠로코 대장'으로 분했다. 현대에서 나진을 실험하는 인물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잔혹한 일도 서슴지 않는다.
정 감독은 일본 정통 연극에서 '쿠로코'의 원형을 꺼내왔다. 감독은 "실제 검은 옷을 입고 무대 세트를 바꾸는 이들을 일컫는 이름이다. 그림자 같은 존재들을 만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극 중 쿠로코의 의미도 추가했다. 정 감독은 "쿠로코는 복면을 쓰고 옷을 까맣게 입는다. 떼를 지어 다니는 특징도 있다"며 "바퀴벌레 같은 느낌과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이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요약했다.
이무생의 남다른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면서도 "상대 배우들이 주는 에너지가 너무 대단해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겸손을 표했다
배현성의 파격 변신도 관전 포인트다. 승조의 옷을 입었다. 쿠로코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능력을 갖춘 이로, 동족 채옥을 보고 집요하게 그를 쫓기 시작한다.
배현성은 오디션을 보고 합류했다. "지금껏 했던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승조같이 차갑고 위협적인 인물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서준은 "배현성의 대사 톤과 표정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칭찬했다.
◆ 전 세계가 공감할, 드라마
'경성크리처' 시리즈는 우리나라가 겪은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다룬다. 하지만 정 감독은 이 이야기는 나라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의 드라마라고 작품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우리만 아픈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아프게 만들었던 사람들이죠. 그들에 쉽게 타협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는 걸,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앞서 시즌1은 공개 당시, 호불호가 갈렸다. 이에 정 감독은 "시즌 1 공개 당시, 시즌 2의 편집이 끝나있던 상태였다. 공개 이후 반응을 보고 다시 편집했고, 더 속도감 있게 바꿨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정 감독은 "시즌 2 마지막 회 마지막 신이 생각난다. 어두운 터널을 뚫고 밝은 곳에서 기분 좋게 촬영한 기억이다"며 "그 기억과 감정들이 시청자들에게도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배우들에 공을 돌렸다. "박서준과 한소희의 진가가 시즌2에서 더 드러난다"며 "연기와 프로정신 모두 이름값 했다. 저도 힘들 때마다 둘을 보고 갔다"고 만족했다.
한소희 또한 "분명 재미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고, 박서준은 "2년 동안 행복하고 기쁘고 슬프고 많은 순간을 함께 했다. 그 모든 순간이 가치 있었으면 한다. 시즌2가 호재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경성크리처' 시즌 2는 총 7부작으로 제작됐다. 오는 27일 전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사진=송효진기자>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