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心 잡아라” 나라사랑카드 쟁탈전에 전역 장교 채용 나선 은행
은행권 군 고위급 장교 채용도 잇달아
10년 만에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은행 간 정성적 평가 경쟁 치열
은행권이 하반기 신규 채용에 전역 장교 전형을 신설했다. 은행권 전역 장교 채용은 연말에 예정된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에서 정성적 평가를 잘 받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되면 매년 입영하는 20만명의 장병뿐 아니라 예비군 등을 포함해 200만명에 달하는 20대 남성을 신규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신규 채용에서 전역 장교 특별채용 부문을 신설했다. 국가 안보에 헌신한 국군을 지원해 온 국민은행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별도 전형을 만들었다고 국민은행은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시작하면서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히어로’ 부문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리더십 특별채용을 마련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2년 연속으로 전역 장교 인재를 선발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인원의 45%를 전역 장교 출신으로 뽑았다. 지난해 전역 장교 대상 특별채용을 실시해 두 자릿수를 뽑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대규모 채용을 이어간 것이다. 이들은 주로 개인·기업고객 대상 일반직으로 배치됐다.
신규 채용 외에도 은행권은 군 고위급 장교 출신 특별채용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육군 대령 출신 군 간부를 부장대우로 경력 채용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군 대상의 영업 확대 마케팅 강화 목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육군 중령 출신 군인과 2급 상당 군무원을 각각 팀장급, 군 전문위원 자리로 채용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연말 돌아오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발을 염두에 두고 전역 장교 특별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을 원안대로 2기 사업 만료 시점에 맞춰 추진하기로 했다.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은 2016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운용한다. 3기 사업이 2026년 1월부터 원활히 추진되려면 연내 입찰 공고가 이뤄져야 한다.
10년 만에 돌아온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은 올해 금융권 기관 영업 경쟁의 핵심으로 꼽힌다. 나라사랑카드는 병무청 훈령인 병역판정검사 규정에 따라 병역판정검사 시 의무적으로 발급해 주는 국내용 체크카드다.
은행권은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3기 사업자 선정에 눈독을 들이는 은행은 올해 전역 장교 채용을 추진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모두 포함된다. 이외 기업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 등도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은행들은 지난 3월 열린 국방부 비공개 공청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재무구조와 국내·외평가기관 평가등급 등 정량적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전역장교 특별채용과 같은 정성적 평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점수 획득 등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5년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자 선정 당시 제안서 평가표를 보면 총점 98.5점을 기준으로 정량적·정성적 평가가 함께 이뤄졌다.
아울러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 다수가 군인으로 구성된 점도 군인 특별채용과 같은 요소가 중요한 이유다. 앞선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 구성을 보면 15명 중 10명이 현역 간부(6명)와 현역 병사(4명)로 구성됐다. 현역 병사의 경우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각 1명씩으로 구성됐는데 금융, 경제, 경영 분야 전공 병사 중에서 위촉했다. 나머지 5명의 평가위원은 병무청 2인, 군인공제회C&C 3인으로 구성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기회이다 보니 은행의 자존심이 걸린 경쟁이다”라며 “은행 간 정량적 평가요소는 대동소이한 만큼 정성적 요소가 중요할 것으로 보여 군인 특별채용에 나서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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