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떨어졌었다" 부진했던 나성범 살린 꽃감독의 한 마디
"솔직히 올 시즌에 좀 힘들었었거든요. 주장이라는 부담감이라기보단 개인적인 성적이 안 나오다 보니까 저 혼자서 위축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KIA 타이거즈 주장 나성범에게 올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은 시즌이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개막전을 뛸 수 없었습니다.
팀에겐 악재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해 비슷한 부위 부상으로 고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종아리 부상으로 6월 말에나 그라운드에 섰고, 복귀 후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팀이 가을야구 막차 경쟁을 벌이던 와중 또다시 찾아온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2019시즌 십자인대 파열로 인한 부상을 제외하고는 프로 생활 내내 '금강불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 나성범으로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랬던 나성범이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또 부상을 당했으니 말로 다 설명할 순 없지만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을 겁니다.
4월이 다 지나갈 무렵 부상에서 돌아온 나성범은 팬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좀처럼 예전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한때 타율이 팔푼(0.080)까지 내려가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KBC 취재진을 만난 나성범은 "개인적인 성적이 좀 안 나오다 보니까 저 혼자서 위축이 많이 됐던 것 같다"며 이때를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나성범은 나성범이었습니다.
부진했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후반기 모두가 알던 나성범으로 돌아왔습니다. 8월 타율 0.338 5홈런 18타점 OPS 0.916. 9월 타율 0.303 8타점 4홈런 OPS 1.048 등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에 고삐를 당겼습니다.
부진했던 나성범을 살린 건 이범호 감독의 한 마디.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많이 실어줬던 것 같아요.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었는데 그럴 때일수록 말 한 마디, 한 마디 해주시면서 힘이 됐고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말하며 반등의 비결을 전했습니다.
박수를 쳐 주거나,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툭' 쳐주는 등 다른 선수들에겐 별 것 아닐 수 있는 이범호 감독의 행동들도 나성범에게는 큰 힘이 됐습니다.
정규시즌을 우승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 중인 나성범의 인터뷰는 영상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나성범 선수와의 일문일답.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저는 며칠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요. 잠실에서 LG전이었는데 9회 초였을 거예요. 그때 이제 2대 1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찬스가 만들어졌고 또 홈런을 쳤었거든요. 그때 역전을 했고 또 저희 팀이 이겼던 기억이 있는데 그 경기가 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승리 후 인터뷰에서 울컥하던 모습이었는데.
"이게 울컥이라기보다는 목소리가 약간 좀 잠겨서 좀 그렇게 느껴졌는데 울지는 않았습니다.(단호)"
- 평소 인터뷰 때 감독님에게 감사 인사를 많이 하던데.
"시범경기 때 부상으로 인해서 개막전도 못 들어가고 부상에서 복귀하고 나서 너무 안 좋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감독님께서 좀 자신감을 많이 실어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었는데 그럴 때일수록 말 한 마디, 한 마디 해주시면서 조금 많이 힘이 됐고 그래서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던 것 같고요."
- 가장 힘이 됐던 한 마디는.
"감독님께서 이렇게 해주신 기억이 나는데 '너무 부담 갖지 마, 그냥 편안하게 너 하던 대로 하면 지금까지 해온 게 있기 때문에 올라온다', '몇 경기 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 이로 인해서 기록으로 인해서 좀 다운되지 말라' 이렇게 해 주셨어요."
"또 한 타석 한 타석 치고 들어와서도 그렇고 못 칠 때도 그렇고 감독님께서 그냥 격려의 박수도 한 번씩 쳐주시고 그냥 엉덩이 토닥토닥 지나가면서 한 번씩 해주시는 것도 누구가 느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었겠지만 저한테는 많이 힘이 됐던 것 같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나씩 하나씩 홈런도 나오고 성적도 좋아지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역시 나성범은 나성범이다. 후반기 들어 반등했다. 팬들의 응원도 아마 한 몫하지 않았을까.
"유독 올 시즌 저희 팀 성적이 워낙 좋다 보니까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또 제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신 덕분에 좀 제가 반등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솔직히 올 시즌에 좀 힘들었었거든요. 주장이라고 해서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좀 개인적인 성적이 좀 안 나오다 보니까 저 혼자서 위축이 많이 됐던 것 같고 좀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우승 확정 시,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문학에서 확정 짓고 머리가 좀 하얘졌던 것 같아요. 저희는 경기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잠실 경기로 넘어가나?' 이럴 생각도 있었었는데 운이 좋게 삼성이 지는 바람에 바로 확정이 됐어요."
"드디어 한국 시리즈라는 걸 또 하게 되는구나 그러면서 제가 계약할 때, KIA에 왔을 때 그런 마음가짐, KIA에 와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말씀을 드렸었던 기억이 있는데 3년 만에 또 이루어졌던 것 같고 통합우승은 아니지만 통합우승할 수 있는 그런 발판이 이제 만들어진 거잖아요. 일단은 정규 시즌 우승한 거에 또 되게 선수들에게도 감사하고 그냥 여러 가지 기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마운드 위에서 '두루치기' 세리머니 비하인드는?
"그날 문득 생각이 났었던 것 같아요. 확정됐다고 플랜카드 하고, 일렬로 서가지고 티셔츠 입고 팬 분들께 인사드리고 한마디씩 하고..매년 당연하듯이 이렇게 하다 보니까 저희들만의 뭔가가 하면 좋겠다 생각이 있었어요. 홈런이라는 거는 정말 기분 좋을 때 누가 치든 항상 하는 그거잖아요. 이런 세레머니 같이 하면 좋겠다. 코칭 스텝이라든지 전 스텝 나와서 같이 하는 거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 분위기가 그냥 알아서 잘 조성이 됐던 것 같아요.그러다가 보니까 뭐 누구누구 할 것 없이 그냥 어깨동무하고 되게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는.
"저도 2020년 NC 시절 때 우승을 한 번 했었고, 하지만 그때는 또 코로나 때문에 팬분들이 많이 못 오셨었고, 마스크를 쓴 상태였고, 또 홈구장이 아닌 고척돔에서 했었고, 우승은 했지만 예전에 우승했던 그 팀들하고는 좀 다른 분위기였었거든요."
"한편으로는 아쉬웠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도 뭐 그런 것도 없고, 만석일 거고, 아마 어느 팀이랑 할지 모르겠지만 기대가 되고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 거고 빨리 그냥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너무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웃음)"
- 우승에 대한 자신감 드러나는데.
"당연하죠. 저희 팀 선수들 믿고요. 경험이 없을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김)선빈도 있고, (최)형우 형도 있고, (양)현종이 형도 있고 경험한 선수들이 몇 명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저희 팀 단기간에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팬 분들에게.
"기대 많이 하고 계실 텐데 기대한 만큼 저희 선수도 준비 잘 할 거고요. 첫 경기부터 정말 멋진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 '케스픽'을 검색하면 KIA타이거즈 선수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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