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다저스 야마모토 아니야?' 美 유학 KIA 1차지명마저 1이닝 순삭 KK 압권투... KS 앞두고 행복한 고민 [영상]

광주=김동윤 기자 2024. 9.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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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유승철이 24일 광주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메이저리그(ML)를 자주 보는 야구팬이면 눈을 의심할 정도다.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유승철(26)이 '3억 2400만 달러(약 4317억 원)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와 똑 닮은 투구폼으로 만원 관중을 설레게 했다.

유승철은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IA가 7-0으로 앞선 8회 초 등판해 1이닝을 공 12개로 순삭(순식간에 삭제)했다. 사사구와 안타 없이 삼진 2개만 빼앗는 무결점 투구였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며 공 12개 중 11개를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다. 당초 빠른 공과 뛰어난 수직 무브먼트로 이름을 알렸던 투수였다. 그 공에 제구력이 동반되자 다른 변화구의 위력도 살아났고,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삼성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긴 했으나, 유승철은 3할 타자이자 KIA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헌곤에게도 직구-슬라이더-커브를 차례로 던져 3구 삼진을 잡았다.

그러면서 9월 2경기 연속 탈삼진에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2이닝 동안 내준 볼넷은 1개, 삼진은 3개였다. 지난 4월 2경기 평균자책점 13.5, 2이닝 5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던 전반기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KIA 유승철이 24일 광주 삼성전 8회 초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하게 넣고 있다. /사진=TVING 제공
KIA 유승철이 24일 광주 삼성전 8회 초 김헌곤을 커브로 삼진으로 잡고 있다. /사진=TVING 제공


그 계기는 지난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트레드 애슬레틱' 트레이닝 센터으로 떠난 단기 유학이었다. 당시 유승철은 팀 내 투수 유망주 김기훈(24), 김현수(24), 김민재(21), 조대현(19) 등과 함께 약 한 달간 재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트레드 애슬레틱 등 미국 트레이닝 센터에 간 선수들은 최첨단 장비 등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신체 리듬과 동작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트레드 애슬레틱은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에게 맞는 훈련과 루틴을 추천하면 선수들은 그걸 체화해 성장해 나간다. 유승철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8월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유승철은 트레이너에게 야마모토의 와인드업 동작을 따라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 역사상 최초 3시즌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차지하고, 사와무라상과 리그 MVP를 3년 연속 수상한 일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았음에도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10년 3억 2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트레이너는 70% 힘으로 던졌음에도 시속 90마일(약 144.8㎞)이 가볍게 나오는 유승철의 구속에 놀라기도 했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함께 다녀온 김기훈도 8월 이후 15경기 평균자책점 1.96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유승철의 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AFPBBNews=뉴스1
KIA 유승철이 24일 광주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유승철은 일찍이 파이어볼러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그는 순천북초-순천이수중-효천고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를 했음에도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을 던져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한동안 1군에 자리 잡진 못했다.

정립되지 않은 투구폼과 제구가 문제였다. 입대 전까지 1군 42경기 평균자책점 4.91로 평범했고, 결국 2019년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 돌아온 뒤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2022시즌 복귀 후 올해 4월까지 1군 24경기에서 22이닝 22볼넷으로 제구에 기복이 심했다. 입대 전 제2 구종이었던 슬라이더만큼이나 커브의 완성도가 올라오는 성과도 있었으나, 스트라이크 존에 넣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었다.

직구가 제 위력을 발휘하면서 본인의 소망도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유승철은 2022시즌을 앞두고 제대 후 처음 가진 인터뷰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종이 직구다. 보통 투수들이 삼진 잡을 때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로 타자를 잡아내는데 난 마지막에 직구로 잡는 것을 선호한다. 직구는 낭만이다. 낭만 직구를 내 시그니처로 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승철마저 조금씩 고교 시절 잠재력을 터트리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7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KIA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재로서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에릭 라우어, 양현종밖에 없는 상황에서 KIA는 3차전 이후 1+1 전략과 조기 불펜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전상현, 장현식, 곽도규 등 필승조들이 건재하지만, 단기전에서 빠른 공에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 있는 투수는 다다익선이다. 정규시즌을 4경기 남겨둔 가운데 유승철의 불꽃 피칭도 눈여겨볼 만하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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