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1년 재활→부상 재발…신인왕 출신 에이스, 어떻게 ERA 1점대 필승조가 됐을까
[OSEN=수원, 이후광 기자] 팔꿈치 재활에서 돌아온 신인왕 출신 소형준(KT 위즈)이 예상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팀의 순위싸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복귀 후 불과 5경기 만에 이강철 감독이 믿고 쓰는 필승조로 우뚝 선 모습이다.
소형준은 지난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6차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27구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팀의 5-1 완승 및 5위 사수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소형준은 1-1로 맞선 7회초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서동욱-황성빈-빅터 레이예스를 만나 공 17개로 손쉽게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선두타자 서동욱을 주무기 체인지업을 이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황성빈을 3루수 땅볼, 200안타에 도전 중인 레이예스를 1루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7회말 타선이 대거 4점을 뽑으며 5-1로 앞선 채 8회초를 맞이했다. 이번에는 고승민-손호영-나승엽 순의 롯데 클린업트리오를 상대로 10구 삼자범퇴를 만들며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최고 구속 146km의 투심과 체인지업을 앞세워 고승민을 2루수 땅볼,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 나승엽을 1루수 직선타 처리했다.
투구수 27개를 기록한 소형준은 5-1로 리드한 9회초 박영현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KT의 최종 5-1 승리와 함께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경기 만에 시즌 두 번째 승리가 찾아왔다.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올라가기 전에 한계 투구수를 30개로 설정해주셨다. 30개에 맞춰서 던지려고 했고, 1-1에서 올라갔기 때문에 한 타자씩 잡는다는 생각을 하고 던졌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경기 감각, 느낌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2020년 1차지명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소형준은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2024시즌을 기약했다. 당초 올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가 예상됐지만, 6월 우측 팔꿈치 외측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면서 2차 재활에 돌입했다. 8월부터 다시 복귀 시동을 건 그는 9월 초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등판을 거쳐 지난 10일 1군 엔트리로 돌아왔다.
소형준의 복귀 후 성적은 5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 12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이닝 1실점으로 1군 분위기를 익힌 뒤 16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2이닝 무실점), 19일 삼성전(1이닝 무실점), 22일 수원 SSG 랜더스전(1이닝 무실점), 24일 롯데전(2이닝 무실점)에서 연달아 호투했다. 복귀 후 불과 열흘 만에 사령탑이 믿고 쓸 수 있는 필승조로 변신한 모습이다. 그것도 순위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기에 말이다.
소형준은 “처음에는 여유 있는 상황에 나가서 편하게 경기를 봤는데 이제는 3~4회 정도 되면 긴장감을 갖고 몸을 푼다. 확실히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다 보니 부상 전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된다”라며 “다만 아직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낸 상태가 아니다. 아직 내 팔 같지가 않아서 빨리 완전한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수술한 형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언젠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아울러 “내가 쉬면서 경기를 안 나가고, 선발로 안 뛰는 동안 다른 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해줬다. 지금 많이 지쳐있을 텐데 내가 늦게나마 돌아와서 힘이 되는 게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은 남은 3경기서 조금 더 페이스를 끌어올린 뒤 KT의 가을야구 조커로 중용될 전망이다. KT는 아직 5위를 확정짓지 못했지만, 전날 롯데전 승리를 통해 6위 SSG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소형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 최대한 집중할 생각이다”라며 “만일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지금처럼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질 생각이다. 또 호흡을 조금 여유 있게 가져가면서 공을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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