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80%는 같은 학년 학생..'쉬는 시간 교실 안에서'

정인지 기자 2024. 9.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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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전수조사 피해 응답률 추이/그래픽=김지영
학생들이 체감하는 학교 폭력이 코로나19(COVID-19)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절대 비중이 높았지만 집단따돌림과 성폭력, 금품갈취 등의 비중이 커져가는 추세다. 최근 딥페이크(허위영상물) 피해가 급증해 향후 조사에서 사이버폭력 피해 응답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약 80%가 같은 학년 학생이었고, 피해 장소는 교실 안이 약 30%였다.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4년 연속 상승
교육부는 25일 이같이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1차조사 결과 피해응답률은 2.1%로 2020년 0.9% 이후 4년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13년 첫 조사(2.2%) 이후 최고치다. 2023년 2차 조사 피해응답률도 1.7%로 2018년 첫 조사(2.4%)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교육청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 2회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다만 발표시기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2023년 1차 조사부터 발표가 지연되면서 이날 2023년 2차 조사와 2024년 1차 조사 결과가 동시에 공개됐다.

2024년 1차조사는 전수조사로 초등학교 4~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전체 398만명이 조사 대상이다. 2023년 2차 조사는 표본조사로 초등학교 4~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중 표본의 4%에 해당하는 약 19만명이 대상(2021~2023년 전북교육청은 미참여)이었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은 두 조사 모두 초등학교가 단연 높았다. 2024년 1차에서는 초등학교 4.2%, 중학교 1.6%, 고등학교 0.5%로 전년 동차 대비 각각 0.3%p(포인트), 0.3%p, 0.1%p가 증가했다. 2023년 2차는 초등학교 3%, 중학교 1.2%, 고등학교 0.4%로 각각 전년도 대비 0.1%p, 0.2%p, 0.1%p 늘었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 폭력이 사회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 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우영 건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또래 관계 형성 부족 경험이 피해응답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 유형 1위 언어폭력 40%..사이버폭력 7.4%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유형별 피해응답률/그래픽=김지영
피해유형으로는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높았다. 언어폭력은 2024년 1차에서 39.4%, 2023년 2차에서 40.9%를 차지했다. 신체폭력도 2024년 1차와 2023년 2차에서 각각 15.5%를 기록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폭력의 경우 과거 대비 도드라지게 높은 수치는 아니었으나 올 하반기에 진행되는 2차 조사에서 급증할 수 있다. 2024년 1차 조사에서 사이버폭력은 전체 7.4%였지만, 고등학교는 10.4%로 학급이 올라갈 수록 비중이 높았다. 사이버폭력 세부유형으로는 사이버언어폭력이 38.1%, 사이버 명예훼손이 16.6%였고 사이버성폭력은 5.5%였다.

집단따돌림과 성폭력, 금품갈취 등의 비중도 증가했다. 집단 따돌림은 2024년 1차와 2023년 2차가 15.5%, 12.9%로 각각 0.4%p, 0.1%p 증가했다. 성폭력은 2024년 1차와 2023년 2차가 5.9%, 6%로 0.7%p, 0.3%p 늘었다. 금품갈취는 2024년 1차와 2023년 2차가 5.4%, 6.1%로 0.3%p, 1%p가 확대됐다.

가해자는 같은학교, 같은학년 학생인 경우가 79.3%였다. 피해 장소는 교실 안이 29.3% 였고, 복도·계단 등이 17.1%, 운동장·강당 등이 9.6%로 뒤를 이었다. 피해시간은 쉬는시간이 31%, 점심시간이 20.4%, 학교일과가 아닌 시간이 13.4%였다. 가해의 이유(복수응답)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없이(31.5%)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26.5%) △상대방과 오해와 갈등으로(13.4%) 등이 꼽혔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성과와 보완사항을 살피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고영종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해 점검하고 다변화되는 학교 폭력 양상에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5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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