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무기거래로 北·이란 전쟁공범 만들어”

안보리서 “러에 평화 강제해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러 무기 지원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이란을 전쟁범죄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는 대화를 통해 평화를 얻을 생각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강제적 행동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 범죄에서 이란과 북한을 사실상의 공범으로 만들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북한이 무기 제공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죽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땅을 우크라이나 사람들로부터 훔치려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측은 무기 공급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찬성한 적이 없다”면서 이란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탄도미사일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의 대화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길 원하는 국가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푸틴과 대화에 나설 경우 우리 국민을 수호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그가 화났다는 말만 듣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평화는 강제될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에 평화를 강제하는 게 바로 정확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국 정상이 유엔 총회에 집결한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를 향해 유도폭탄을 발사했다. 이날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하르키우의 4개 지역을 공격했으며 이 가운데 인구 밀집 지역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 있는 고층아파트 단지를 향해 유도폭탄을 발사해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