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위원 회유 문자 공개에 울먹인 이임생 “내 명예가 달린 일” 사퇴···“과정에서 특혜 없었다” 홍명보 감독 30일 A대표팀 기자회견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대한축구협회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해 답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을 집중 추궁당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4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 질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문체위 여야 위원들은 외국인 사령탑 후보와는 다르게 홍명보 감독은 제대로된 면담도 하지 않고 감독직을 제의한 상황 등을 지적하며 사실상 정해진 수순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은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 등이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뜻이 홍명보 감독 선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에 정몽규 회장은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나 이전의 기술위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예트까지 감독 최종 후보 셋 중에 하나였다. 홍명보 감독은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임한 가운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주도로 감독 선임 과정이 마무리됐다.
이날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질의에서 막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한 전력강화위원에게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 주면 됩니다’라고 요청하는 카카오톡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 5명에게 유선 상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는 증언과는 배치되는 증거였다. 민형배 의원이 “왜 그렇게 회유하려고 했나?”라고 압박하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분명히 동의받았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후 발언권을 얻어 울먹이면서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역시 사퇴 압박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렇지만 한때 전무이사로 축구협회 행정을 맡기도 했던 그는 “내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아니면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나는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 후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 혹시 2~3순위였다면 난 감독직을 하지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당시 울산 감독으로 행복했고, 10년 전 대표팀 감독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대표팀 감독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맡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며 “이 이사가 찾아와 대화할 때 한국 축구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사실 10년 전 (대표팀에 대한)책임감이나 사명감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시 나와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표팀 감독으로 남은 기간 팀을 강하게 만들어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집중하겠다”는 말로 감독직 수행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이야기했다.
정몽규 회장도 이 부분에 대해 “사실상 10차 위원회에서 감독을 추천했고, 과정에서 위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은 또 이날 현안 질의에서 협회장 4선 도전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어 온 정몽규 회장은 올해로 세 번째 임기를 마친다.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4연임을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온갖 잡음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정몽규 회장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정몽규 회장은 “내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취했다. 최근의 행보가 4선 도전을 위한 행보라는 지적에 대해 “내 모든 축구 관련 활동이 연임을 위함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결국 역사가 평가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은 회의 종료 후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 설명해 드린다는 걸 잘 표현하지 못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현안 질의 내내 지적받은 각종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생각해보겠다. 내일모레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그것도 보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곧바로 10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일정 준비에 돌입했다. 오는 30일 대표팀 엔트리 발표를 예고한 협회는 이날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도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아인 “재판 중 부친상, 이보다 더 큰 벌 없다” 선처 호소
- [공식] 에일리, 최시훈과 내년 4월 결혼···“고맙고 든든한 사람”
- 송지효, 악담 또 들었다 “그 머리 할 거면 숍 왜 가” (런닝맨)
- [종합] 이동건, 공개 연애 5번에 의자왕 등극…父 “사겼다 하면 바로” (미우새)
- ‘필로폰 양성’ 김나정 “손 묶인 뒤 강제로 마약흡입 당해” 주장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성희롱 악플에 분노
- [스경X이슈] 민경훈, 오늘 ‘아형’ PD와 결혼...강호동·이수근 총출동
- 히밥, 유튜브로 한달 새 1억 벌었다
- [스경X이슈] JX 여운 아직인데… 김준수, ‘BJ 8억 갈취’ 갑론을박→‘Y’ 취재·‘알라딘’ 불똥
- “정지선 눈, 김구라 턱” 이순실, 직원 얼굴을 어떻게···(사당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