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만찬 뒷말…"당정 주파수 너무 달라" "독대 불발 아쉬워"

유영규 기자 2024. 9. 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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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기념 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 만찬이 정국 현안에 대한 논의 없는 식사 자리로만 끝나자 당내에서 당정 관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만남은 당정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자리로 평가받았지만, 전날(24일) 만찬 회동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의료 개혁과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의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거나 독대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편한 당정 관계만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오늘(25일) 라디오에 출연, "대통령실과 당이 상황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며 "의료 개혁도 당 입장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이고, 대통령실은 '개혁이니까 그냥 밀고 가야 한다'라는 입장인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김 여사 의혹도 당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대통령실에서는 허위 사실이니까 당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막아줘야 한다는 입장이 강한 것 같다"며 "상황인식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이렇게 껄끄러운 부분들이 연출되는 것 아닌가"라고 짚었습니다.

신지호 전략기회부총장은 종편 유튜브에 나와 "실제 만찬 분위기는 썰렁했는데 대통령실이 화기애애했다고 해서 화기애애한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애당초 만찬에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의미 있는 결정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 대표가 별도로 독대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당 대표실의 주파수가 너무 다른 것 같다"며 "대표실 입장에서는 만찬에서 현안 논의를 하고 싶어 했고, 대통령실은 원전 등 외교 성과를 설명하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의원은 "집권 여당은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고, 당에서 정부의 외교·경제적 성과를 뒷받침해 주면서 민심도 전해야 바람직한 당정관계가 된다"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불발된 것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만찬에 참석했던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실외에서 다수가 만찬을 하는 상황이어서 현안을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독대가 안 된 점이 더 아쉽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 정국을 풀어갈 수 있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는 오후 6시 만찬장에 일찍 도착했다. 혹시라도 대통령이 일찍 와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라고 하는 상황을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며 "만찬 이후에도 한 대표는 대통령이 (따로) 보자는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찬 후 대통령이 갔고, 그래서 한 대표가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과 현안에 관해 이야기할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라며 "이 사실이 나중에 알려지게 되면 또 언론 플레이했다고 할 테니까 한 대표가 '언론에 내가 얘기하겠다'라고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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