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손나은 "배우 수식어 아직 어색하지만 계속 성장할래요"[인터뷰]
'가족X멜로'서 평범하지만 생활력 강한 K-장녀 변미래 역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배우 손나은이 주말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전작인 JTBC '대행사'에서 재벌집 철부지 막내딸 강한나 역으로 화려한 비주얼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매력을 뽐냈다면 최근 종영한 JTBC '가족X멜로'에서는 출근길 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 책임감 강한 K-장녀 연기로 새로운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종영한 '가족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다. 손나은은 극 중 변무진(지진희)과 금애연(김지수)의 딸 변미래를 연기했다. 변미래는 사라진 아빠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하며, 건물주가 되어 돌아온 아빠와 충돌하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극 후반에는 남태평(최민호)과 사내 커플로 달달한 연인 케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손나은은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해피엔딩이고 변미래가 성장하는 결말이라 마음에 든다. 시청자의 입장으로 드라마를 잘 보고 있는데 이제는 주말이 허전할 거 같은 느낌이다"라며 아쉬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전작 '대행사'에서는 워낙 화려한 캐릭터를 연기한 터라 이번에는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딱 좋은 타이밍에 변미래를 만나게 된 거죠. 꾸밈없고 책임감 강하고 또 희생정신 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와닿았어요.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요. 특히 비주얼도 연기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신경을 많이 썼죠. 가장 많이 변화된 건 헤어스타일이었어요. 평소와 다른 헤어스타일에 도전하기도 했고, 의상적인 부분도 직장인이고 또 극 중 엠디라는 직업을 연기하다 보니 그에 맞게 편하지만 실용성 높은 의상을 입으려고 했어요."
손나은이 연기한 변미래는 고달픈 현실에 치이며 살지만 가족과 회사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열혈 직장인이다. 고생길만 걸어온 엄마와 11년 만에 돌아온 아빠의 재결합은 반대하지만 가족애만큼은 누구보다 크고 희생정신과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다. 직장 생활은 겪어보지 못했지만 집에서는 실제 장녀이기도 한 손나은이 자신과 닮은 듯 다른 변미래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성장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변미래라는 역할이 처음에는 저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할수록 비슷한 점이 많았죠. 감독님도 저에게 미래의 모습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살려내면 좋을 거 같다고도 하셨어요. 성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미래나 저나 생각이 많은 아이예요. 10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 끈기나 책임감 강한 모습도 생겼어요.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도 닮았죠. 회사원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만원 버스 신을 찍을 땐 실제라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미래가 아침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그 부분은 이해가 갔죠. 연기할 때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고스트 닥터'를 찍을 땐 실제로 응급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친구가 도움을 주기도 했죠. 자료를 찾거나 실제 직장인이 길거리를 어떻게 다니는지 관찰하기도 하고요."
손나은은 '가족X멜로' 촬영 내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매주 이른바 '본방 사수 인증샷'을 올릴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마지막 촬영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고.
'가족X멜로'는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찍었어요. 어떤 다짐을 하고 작품에 들어갔던 거 같아요. 찍을 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어떤 반응이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연기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 촬영 땐 울었는데, 미래를 예쁘게 나오게 해 주겠다고 스태프들이 분주한 게 보이더라고요. 심장이 벌렁거리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죠. 실감이 안 나고 울컥했어요. 연기를 위해 꾹 참았는데 축하 파티해 주는 순간 눈물이 확 나더라고요. 너무 많이 울었어요. 그만큼 애착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 드라마여서일까. 손나은은 출연진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극 중 자주 엮일 수밖에 없었던 엄마 금애연 역의 김지수와 연인 남태평 역의 최민호를 보는 느낌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김지수 선배와는 애틋한 모녀 관계로 나오잖아요. 찐으로 다정한 모녀 케미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까워져야겠다는 생각에 집도 가까워서 날씨가 좋으면 함께 한강을 걸으며 산책을 하기도 했어요. 인생 얘기도 하고 그랬죠. 선배가 열정이 많으세요. 미래나 무진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많으시더라고요. 덕분에 초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극 중 한강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기분을 살려서 잘 표현할 수 있었죠. 최민호와는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찍을 때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요. 또래여서 좋고, 공감대도 있어서 편했어요."
손나은은 2011년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직후부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끌었고 또 사랑받았다. 2012년 영화 '가문의 귀환', SBS 드라마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tvN '고스트 닥터',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JTBC '인간실격',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배우 손나은'이라는 수식어가 아직은 어색해요. 그런 수식어가 선명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으로 선명해지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스스로도 성장한 거 같고요. 30대에 접어들면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어릴 때는 빨리 나이 들고 싶었는데 막상 서른이 되니까 아쉬움도 있고 주변에서는 '서른이 되면 좋을 거야'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생각이 많아요. 가끔 조급하게 생각할 때가 있어서 '현실에 충실하면서 살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일에 욕심이 많은데, 서포트를 잘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 만족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일한 뒤 결과물을 보고 가족들이 기뻐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아요."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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