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합병·물적분할 주주 보호방안 검토”

2024. 9. 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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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관훈토론 발언
벤처투자·민자 활성화 발표 예고
‘가계부채’ 보다 ‘내수 회복’ 방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의 합병이나 물적분할 과정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산 두산그룹의 3사 분할·합병 과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향후 경제 정책 방향은 ‘내수 회복 가속화’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건설·소비 등 부문별 맞춤형 정책 처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밸류업 세제 인센티브 제공, 금투세 폐지 추진 등과 함께 합병·물적분할 등의 경우 일반주주를 보다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논란으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합병하는 방식의 사업 재편 계획을 공개했다가 일부 철회했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최 부총리는 ‘민생경제 회복’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표명했다.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등 위기의 후유증과 구조적 요인에 따른 부문 간 회복 속도 차로 인해 취약부문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 부총리는 “민생안정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물가 안정기조를 확고히 안착시키고 투자·건설·소비 등 부문별 맞춤형 정책 처방을 통해 내수 회복을 가속하겠다”면서 “특히 투자와 건설 활력 제고를 위해 벤처투자·민자사업 활성화와 공사비 안정을 위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대내외 잠재 리스크 관리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철저히 유지하는 한편 수요에 부응하는 충분한 주택 공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미래세대의 기회를 넓히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면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비효율적 지원은 과감히 걷어내고 일·가정 양립 등 실효성 높은 과제에 집중 투자해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겠다”면서 “인공지능(AI)·바이오·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육성을 위해 법 체계 정립과 인력 양성 등 성장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2년간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합심해 대응한 결과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며 “정부 출범 초 6%를 상회했던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졌고 견조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2% 중반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미국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단행에 따라 커지는 금리인하 요구와 관련해 “집값과 가계부채 이슈가 있고 수출이 좋아지는데 내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은 총재도 금리 결정에서 외부요인에 대한 제약이 없어졌고 국내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명한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수 회복과 가계부채 관리 중 정책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내수를 회복시키는게 더 조금이라도 우선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국내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경쟁 확보를 위한 직접 보조금 지급 가능성과 관련해선 “반도체를 포함한 전략산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대항전이 되면 기업과 소통하면서 지원할 생각”이라며 “하지만, 대기업이 직접 보조금을 필요로 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고, 수도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보조금”이라고 설명했다.

양영경·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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