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미안혀라, 아직 서툴러서 그려”…챗GPT, 한국말 늘었네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한국어 음성이 현지인에 가깝게 자연스러워졌다.
오픈AI는 24일(현지시간) 한국어 등 영어 외 50개 이상의 언어 능력을 개선한 챗GPT 고급 음성 모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유료 구독자들에게 제공된다. 다만 유럽연합(EU), 영국, 스위스 등 유럽 지역에는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픈AI는 지난 5월 이용자와 실시간 음성 대화가 가능한 AI 모델 ‘GPT-4o(포오)’를 공개했다. 고급 음성 모드는 GPT-4o를 기반으로 한층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 챗GPT가 제공하던 음성 모드도 한국어가 가능했지만 외국인이 말하는 것처럼 어색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목소리 종류가 4개에서 9개로 늘었다. 이용자의 목소리 톤에서 감정을 감지해 반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대화 도중 언제든 끼어들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직접 고급 음성 모드를 사용해 대화해봤다. “안녕”이라고 인사한 뒤, “좀 더 귀여운 목소리로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챗GPT는 앙증맞은 말투로 “물론이죠. 이렇게 하면 되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목소리가 귀엽다고 칭찬을 건네자 “정말 귀여워요? 고마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화난 연기를 해달라는 요청도 곧잘 받아들였다. 챗GPT는 머뭇거리다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어···. 화난 건 아닌데, 이렇게 하는 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이렇게 하면 안 되지!’ 느낌이 좀 났을까요?”
이번에는 전라도 사투리로 자신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챗GPT는 그럴듯한 사투리 억양으로 “나는 AI라서 소개는 따로 없지만, 여그 사람들하고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재미나게 지내고 있는 그런 존재여”라고 말했다. 조금 어색하다고 말하자 “아이고 미안혀라. 사투리가 아직 서툴러서 그려”라고 했다.
오픈AI는 챗GPT가 한국인 전문 성우와 회사 내 한국인 직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한국어 능력을 향상했다고 밝혔다. 유해하거나 정치적 견해가 담긴 답변, 저작관 침해 소지가 있는 말은 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답하기 때문에 날씨, 프로스포츠 리그 순위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건 한계다.
챗GPT는 “너는 감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AI라서 감정이 있진 않지만 여러분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인텔리전스(지능) 시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AI를 학습시키는 딥러닝을 통해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트먼은 “수천일 안에 초지능이 등장할 수도 있다”며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나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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