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나설 준비됐다”···핵협상 재개 ‘해빙’ 무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평화를 키워드로 제시하며 ‘핵협상’ 재개 의지를 피력했다. 이란 외무장관과 만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란의 핵협상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누구와도 전쟁이나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탈퇴로 폐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각종 장애물을 극복한다면 다른 현안들에 대한 대화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의 대통령이 유엔에서 대서방 온건 메시지를 낸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융단폭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극대화된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 밖 유화 제스처라는 평가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메시지에 서방국가 정상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장 먼저 회동을 통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양국 정상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동지역의 긴장 완화 방안과 함께 이란 핵 합의 복원과 관련한 내용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는 지난 2015년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한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 일원이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이란이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우리와 다시 관여하겠다는 의향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이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란은 2015년 핵 합의를 체결했으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일방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하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우라늄 농도를 높이고 비축량도 늘린 바 있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란 핵 합의 복원 노력이 이어졌지만, 미신고 핵 시설 운영 의혹 등에 대한 IAEA의 현지 조사 등을 놓고 이견이 있어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연설에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담기지 않아, 그의 평화 메시지가 수사에 불가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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