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골칫거리 `전자폐기물` 처리 걱정 사라지나…97% 생분해되는 미래 소재 개발

이준기 2024. 9. 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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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일 만에 97% 가량 생분해되는 새로운 생체 소재가 개발됐다.

이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면 폐기물 발생 없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자기기를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멜라닌-셸락 인쇄 필름은 일반 금속이나 고성능 전자 재료에 비해 전기전도도는 낮았지만, 생분해성와 친환경성으로 인해 환경센서, 생체 기기, 일회용 전자제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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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갑오징어 추출 '세피아 멜라닌' 생분해성 확인
85일 만에 97% 생분해...전기활성 필름 개발, 저독성
KAIST는 갑오징어에서 추출한 세피아 멜라닌으로 제작한 전기활성 필름이 85일 만에 97%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KAIST 제공
명재욱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85일 만에 97% 가량 생분해되는 새로운 생체 소재가 개발됐다. 이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면 폐기물 발생 없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자기기를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AIST는 명재욱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산타토 몬트리올 공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완전히 생분해되는 세피아 멜라닌 기반 전기활성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세피아 멜라닌은 갑오징어에서 추출한 미래 전자 소재로 생분해성과 저독성을 지녀 85일 만에 90% 이상 생분해되는 능력을 갖고 있어 지속가능한 친환경 전자제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목받아 왔다.

전자폐기물은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납,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나 폴리염화비닐(PCB) 등 유해 화학물질을 자연에 유출해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생분해성 유기전자소재가 기존 전자제품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세피아 멜라닌-셸락 잉크 복합체를 은(銀) 전극 패턴의 종이 위에 인쇄한 후, 이 필름의 광물화도(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 정도)를 기반으로 퇴비화 조건에서 생분해 거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85일 만에 약 97%가 생분해돼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육안으로 인쇄된 필름을 봤을 때, 20일 이내에 완전히 분해됐고 주사전자현미경 분석을 통해 박테리아가 생분해에 관여해 퇴비 미생물 군집이 표면에 형성됨을 관찰했다. 아울러, 인쇄 필름과 필름을 구성한 개별 성분은 생태 독성 조사에서 식물에 대한 독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닌-셸락 인쇄 필름은 일반 금속이나 고성능 전자 재료에 비해 전기전도도는 낮았지만, 생분해성와 친환경성으로 인해 환경센서, 생체 기기, 일회용 전자제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명재욱 KAIST 교수는 "세피아 멜라닌, 셸락과 같은 널리 쓰지 않는 바이오 기반 물질을 활용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기활성 필름을 구현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 지속가능한 전자기기 구현을 위한 여러 대안을 후속 연구를 통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머터리얼즈(지난 8월 29일)'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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