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드사 비자 반독점 소송 직면...주가 5% 급락

직불카드 결제 시장 60% 점유
“돈 줘가며 경쟁사 진입 막아”

<사진=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금융결제 회사 비자가 직불카드 시장에서 반독점 소송에 직면했다. 가맹점들이 자사의 결제망만을 이용하도록 수수료 체계를 설계하고 돈을 줘가며 경쟁사의 진입을 막은 혐의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는 비자가 직불카드 시장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비자는 가맹점이 비자 외의 결제 수단을 쓰면 막대한 페널티에 직면하도록 설계된 수수료 구조를 활용해 경쟁을 저해해왔다.

또 비자가 페이팔, 애플, 블록 등 비자에 위협이 될만한 제품을 개발하던 기술 기업에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대가로 수억달러를 지급했다고 법무부는 지적했다.

법무부는 비자가 금융 위기 직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부터 이 같은 불법행위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도드-프랭크법은 상인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기 위해 은행 등 카드 발급사가 최소한 두 개 이상의 독자적인 직불카드 결제망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으로 경쟁이 늘고 직불카드 결제 시장에서 자사의 지배적인 입지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비자가 반경쟁적인 가격 구조를 내세우고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비자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직불카드 거래의 60%를 처리하며 연간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긴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비자의 불법행위는 한 품목의 가격 뿐 아니라 모든 품목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며 “비자는 수조원대에 이르는 모든 거래에 숨겨진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비자 주가는 하루새 5.49% 급락한 272.78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