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尹·韓 만찬…친한계 “김건희 여사 문제도 대화해야”

박숙현 기자 2024. 9.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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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인사말 생략...“껄끄러운 부분 있었을 것”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 두 달 만의 만찬 회동에 대해 친한동훈계 인사들은 “현안을 논의할 기회가 없었다”며 아쉽다고 밝히면서, 이른 시일 내에 의정갈등, 김건희 여사 문제 대응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할 독대 자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은 약 90분 진행됐다. 하지만 총 27명이 단체로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의정갈등 등 민감한 현안은 의제로 오르지 않았다.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분위기를 담는 별도의 영상 촬영도 없었다. 특히 이날 만찬 행사에선 한 대표를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의 인사말 순서도 없었다고 한다. 두 달 전 만찬 때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에게 “한 대표를 외롭게 하지 말라”며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화합을 당부하고, 한 대표와 맥주와 콜라로 ‘러브샷’을 했던 것과 확연히 대조적이다.

만찬에 참석했던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별도의 영상 촬영이 없었던 데 대해 “모임(만찬)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감정적인 갈등 같은 것들도 좀 노출이 돼서 (대통령실에서) 껄끄러운 부분들이 있지 않았나. 혹시라도 돌발 발언이 나온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를 감안했던 아닌가 싶긴 하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만찬을 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실제 분위기는 달랐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나 당에 있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좀 다르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뭘 화기애애라고 해야 될지를 잘 모르겠다”며 “아무리 화기애애한 것처럼 보여도 알맹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한 대표는 만찬 시작이 예정된 6시 30분보다 20여 분 먼저 일찍 도착했다고 한다. 김 최고위원은 “독대를 안 한다 했지만 대통령이 좀 일찍 오셔서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하는 상황이 있지 않을까 (한 대표가) 기대했던 것 같다”며 “혹은 끝나고 나서라도 대통령이 ‘한 대표 우리 잠깐 얘기할까’ 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전혀 없었다”고 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만찬이) 아쉬움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대는 아니더라도, 지금의 현안에 대해서 지도부에 있는 분들이 대통령실에 의견을 전달하거나 당의 입장을 전달하거나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라도 충분하게 대화가 오갈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기회가 됐었으면 하는 기대가 (참석자들 사이에) 있었다”며 “그런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만찬만 하고 끝나는 자리가 되어서 좀 아쉽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는 만찬 직후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긴밀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 최고위원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서 정국을 풀어갈 수 있는 허심탄회한 논의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대가 성사될 경우 김건희 여사 문제도 언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최고위원은 “(독대가 성사됐다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말씀을 주로 하시지 않으셨을까”라며 “어떤 방법이 됐든 당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되고, 그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야당에서 지금 국회에서의 모든 공격포인트는 김 여사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며 “그러면 이런 정치적인 공격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당도 계속 고민해야겠지만 당대표로서는 대통령과도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독대 요청 거절로) 당대표와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비춰지 않을까 하는 고민보다 독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두세 번이라도 독대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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