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실무관' 김주환 감독, 버디물 앰배서더[TF인터뷰]
김우빈·김성균 콤비로 추석 안방극장에 재미 전달
버디물에 대한 지속적인 열망 드러내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김주환 감독이 다시 한번 버디극으로 돌아왔다. 버디물의 앰배서더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콤비를 이루는 조합도 다양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김주환 감독의 버디물이 계속됨에도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주환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감독 김주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무도실무관'은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 분)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 분)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작품은 적절한 시기를 타고 많은 시청으로 이어졌다. 특히 실무자들의 "감사하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이에 김 감독은 "네이버 평점이랑 리뷰 등을 다 찾아봤다. 좋은 관람평을 보면서 감사하고 역으로 내가 뭉클하기도 했다. 현재 160~170명 정도의 무도실무관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들이 밖에서 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세상이 조금이라도 알고 이해하고 있었으면 했다. 노력했던 지점들이 실패하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이런 김 감독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실 '무도실무관'은 평소 김주환 감독이 품고 있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소재부터 다소 생소한 직업이었다. 무도실무관은 법무부 보호관찰관과 2인 1조로 움직이며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관리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직업이다. 법무부 소속 무기계약직 공무직으로 주로 유단자들이 선발된다.
사회 질서를 위해 싸우는 이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이 있다는 김 감독은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 역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단다. 그는 "'청년경찰'을 하면서 만난 경찰대 친구들을 통해 느낀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 반대로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이들처럼 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궁극적인 궁금증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경'보다는 '존경'의 마음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고 경찰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어요. 다만 무도실무관은 소재가 좀 낯설지 않나 싶긴 했죠. 고민하고 있었을 때쯤 집 주변에 전자발찌라는 차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고지서가 날라왔어요. 이런 부분들이 점점 계기로 쌓였던 것 같아요.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되면 무도실무과을 향한 지원도 좀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큰 도움은 못 되겠지만 그래도 이 직업에 대한 인지도나 설명에 관해서는 도움을 좀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품은 버디물을 표방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극을 이정도라는 인물이 끌고 간다. 때문에 이를 맡을 배우의 역할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김우빈은 이정도의 액션과 내면을 모두 섬세하게 표현하며 김 감독이 그려낸 이정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냈다.
이에 김 감독은 "사실 우빈 배우가 이 작품을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우빈 배우가 대본을 좋게 봐줬다.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에 더 깊게 파고들더라. 이후 해석한 바를 말하는데 무슨 말을 해도 믿음이 가더라"며 김우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각종 무도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시원한 타격감을 선보이는 작품이라 액션이 중요했다. 그러나 김 감독과 김우빈은 액션보다 이정도의 감정선을 보다 더 신경을 써서 표현했다. 특히 김 감독은 김우빈의 눈물 연기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전 배우의 울음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연거푸 우는 장면을 찍는다는 게 사실 힘들기도 하고요. 저로서는 이 배우가 어떤 눈물을 흘릴지 혹은 고이기만 할지, 흐른다면 어떤 방향으로 눈물이 떨어질지 상상이 안 돼요. 많은 고민 속에서 첫 테이크를 진행했는데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김우빈의 눈물이 조명에 반사되는데 너무 와닿고 몸이 지릿지릿하더라고요. 눈물을 보면서 기쁘기도 했어요. '이 장면 됐다. 굉장히 좋다'라고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렇다고 액션이 중요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액션은 장르적인 쾌감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액션이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면의 대화가 될 수도 있고 적과의 대화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할 만큼 액션에 대한 소신도 확실했다.
그는 "직관적이고 구체적이어야 액션이 관객에게 와닿는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양발을 쓸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있다면 양발을 써줘야 보는 재미가 있다. 정도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과감한 세팅을 했다. 세 개의 무도를 혼합해서 사용한다는 게 보였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도가 정육점을 시작으로 골목 등에서 싸우는 장면은 김 감독의 의도가 확실히 반영됐다. 공간의 범위나 상대방의 체격에 따라 이정도는 유도부터 태권도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김 감독은 "태권도의 불리한 점은 발차기를 하고 나면 내 자세가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간적으로 넓어야 했다. 특히 우빈 씨처럼 다리가 길면 좁은 공간에서 액션을 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정육점 안에서는 칼이 있을 테니 칼을 사용하고 좁은 장소다 보니 근접전을 해야 했다. 그러다 120kg의 육중한 상대에게 업어치기가 안 통할 때 길로 나가 거리를 벌리면서 싸우는 순간까지 계획했다. 모든 것들을 녹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청년경찰',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 이어 '무도실무관'까지 버디극을 선보여온 김주환 감독이다. 그 안에서 나름의 변화도 있었다. '청년경찰'에서는 박서준과 강하늘의 '친구 관계', '사냥개들'에서는 우도환과 이상이의 '한 살 차이 친구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번 '무도실무관'에서는 나이 차이를 조금 더 벌렸다. 버디물의 관계를 폭넓게 보고 있다는 그는 "내가 앞으로 어떤 버디물을 할지 나조차도 궁금하다. 가족이 있다 보니 새로운 감정이 생기지 않나. 언젠가는 아버지와 딸을 중심으로 한 버디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비슷한 작품을 연이어서 선보이고 있는 만큼 색채가 짙은 감독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지점이 자신의 한계를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는 없었을까. 김 감독은 "아직 이름이 알려진 감독도 아니다. 오히려 브로맨스 혹은 버디물의 앰배서더가 된다면 너무 영광이지 않겠나"라고 유쾌한 답을 건네 웃음을 안겼다.
"이제 좀 교집합 정도로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전 저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안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건 제가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죠. 내가 잘하는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이걸 어떻게 더 재밌고 새롭게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은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 김주환이라는 사람이 버디극을 했던 사람이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면 그런 지점까지 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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