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회사 옮겼는데 또 '꽝'이야?…'이것'이 필요했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25. 09:03
[직장인 고민처방] (글 : 박진우 작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비교적 마음에 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습니다. 그런데 연봉이 높은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기는 하니까요. 그런데 이직을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는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1,093명을 대상으로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봉 및 처우에 대한 불만족이 1위였습니다. 모든 직장인은 현재보다 더 나은 근무 환경을 꿈꿉니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6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57.3%는 올해 이직을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대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견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소기업 재직자는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원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1) 사람들은 현재와 너무 다른 조건보다는 조금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기를 희망합니다.
1) 출처 : https://www.outsourci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70
예측한 대로 이직 후에 더 행복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예측하는 감정은 대부분 빗나가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에 젬병입니다. 정서 예측이란 미래에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길 경우를 상상하며 자신의 감정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미래의 자기 정서를 예측할 때, 감정의 강도(intensity)와 지속 기간(durability)을 크고 길게 예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영원히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행복의 강도와 기간은 그렇게 크거나 길지 않습니다. 이를 영향력 편향(impact bias)이라고 합니다.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꼭 들어가고 싶은 기숙사와 반드시 피하고 싶은 기숙사를 사전에 조사한 후,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면 어떨지 물어보면 대학 생활 내내 무척 불행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실제 배정된 후 시간이 지나 측정해 보면 가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본래 기준 감정(baseline emotional state)으로 회귀합니다.
연봉과 처우만 보고 회사를 옮기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전 세계 20만 직장인들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급여나 복리후생은 직장인의 행복에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었고, 그다음이 동료와의 좋은 관계, 세 번째가 워라밸, 네 번째가 상사와 좋은 관계였습니다. 급여는 여덟 번째로, 복리후생은 스물네 번째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요인별로 묶어보면 일 자체의 만족감 및 기회, 직무 환경이 보상이나 회사의 평판보다 중요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연봉, 더 좋은 처우를 찾아 이직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직을 한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조직에 잘 정착하고 만족감도 높았을까요? 인크루트가 이직한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이직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꼽았습니다.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통해 일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없다면 이직 후 성공률이 높지 않습니다.
현재 조직에서 일과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연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이직을 결정하지 말고 우선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해 보시길 권합니다. 직무 역량을 기르는 것은 현 조직의 성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 직장을 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부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입니다. 현재 내부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외부에서도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자질이 있는 분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것은 이직을 위한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로널드 버트(Ronald Burt) 교수 등의 연구진은 조직 내에서 외부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외부 네트워크가 많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높으면서 외부 네트워크가 많은 사람들은 좋은 평판과 동시에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낮은데,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2)
2) Burt, R. S., Kilduff, M., & Tasselli, S. (2013). Social network analysis: Foundations and frontiers on advantag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4(1), 527-547.
쉽게 말해, 현 조직에 불만이 많은 상태에서 외부 네트워크는 자신의 평판과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내부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려 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의 험담이나 불평을 외부로 전달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비교적 마음에 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습니다. 그런데 연봉이 높은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기는 하니까요. 그런데 이직을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는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1,093명을 대상으로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봉 및 처우에 대한 불만족이 1위였습니다. 모든 직장인은 현재보다 더 나은 근무 환경을 꿈꿉니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6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57.3%는 올해 이직을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대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견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소기업 재직자는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원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1) 사람들은 현재와 너무 다른 조건보다는 조금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기를 희망합니다.
1) 출처 : https://www.outsourci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70
예측한 대로 이직 후에 더 행복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예측하는 감정은 대부분 빗나가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에 젬병입니다. 정서 예측이란 미래에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길 경우를 상상하며 자신의 감정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미래의 자기 정서를 예측할 때, 감정의 강도(intensity)와 지속 기간(durability)을 크고 길게 예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영원히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행복의 강도와 기간은 그렇게 크거나 길지 않습니다. 이를 영향력 편향(impact bias)이라고 합니다.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꼭 들어가고 싶은 기숙사와 반드시 피하고 싶은 기숙사를 사전에 조사한 후,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면 어떨지 물어보면 대학 생활 내내 무척 불행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실제 배정된 후 시간이 지나 측정해 보면 가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본래 기준 감정(baseline emotional state)으로 회귀합니다.
연봉과 처우만 보고 회사를 옮기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전 세계 20만 직장인들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급여나 복리후생은 직장인의 행복에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었고, 그다음이 동료와의 좋은 관계, 세 번째가 워라밸, 네 번째가 상사와 좋은 관계였습니다. 급여는 여덟 번째로, 복리후생은 스물네 번째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요인별로 묶어보면 일 자체의 만족감 및 기회, 직무 환경이 보상이나 회사의 평판보다 중요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연봉, 더 좋은 처우를 찾아 이직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직을 한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조직에 잘 정착하고 만족감도 높았을까요? 인크루트가 이직한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이직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꼽았습니다.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통해 일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없다면 이직 후 성공률이 높지 않습니다.
처방전
좋은 직장을 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부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입니다. 현재 내부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외부에서도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자질이 있는 분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것은 이직을 위한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로널드 버트(Ronald Burt) 교수 등의 연구진은 조직 내에서 외부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외부 네트워크가 많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높으면서 외부 네트워크가 많은 사람들은 좋은 평판과 동시에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낮은데,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2)
2) Burt, R. S., Kilduff, M., & Tasselli, S. (2013). Social network analysis: Foundations and frontiers on advantag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4(1), 527-547.
쉽게 말해, 현 조직에 불만이 많은 상태에서 외부 네트워크는 자신의 평판과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내부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려 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의 험담이나 불평을 외부로 전달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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