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율 높이자” 일산 곳곳 뒷심…‘공원도시’로 차별화

연규욱 기자(Qyon@mk.co.kr),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4. 9. 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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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계획 마지막 발표한 일산
분당·평촌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
“집값 떨어져 사업성 저하된 탓”
그래도 90% 동의율 넘긴 곳 다수
고양시, 정비기본계획 공개
아파트 기준용적률 300%로 쑥
녹지비율 앞세워 ‘공원도시’ 차별화
일산서구후곡 3·4·10·15단지 전경 [이충우 기자]
재건축 선도지구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통합단지들마다 동의서를 소유주 한명한테라도 더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당과는 달리 일산은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다. 그런데도 유력 후보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동의율을 90%이상 확보하고 막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오전 다다른 일산동구 마두동의 한 아파트단지 앞. 이곳은 일산에서 가장 유력한 재건축 선도단지 후보로 거론되는 아파트다. 일산이 속한 고양시 등 5개 지자체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선도지구 지정 신청을 받는다. 이에 선도지구를 신청하려는 5개 신도시 통합단지들은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소유주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창이다.

그러나 선도지구 경쟁의 치열함이 곳곳에서 포착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이곳 일산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아파트단지 주변 거리 곳곳이 선도지구 동의서 접수를 독려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돼있는 분당, 평촌 등과는 사뭇 대비됐다. 일산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통합단지들 위주로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들긴 했으나, 목을 매며 서로 달려드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집값이 받쳐주질 못해 사업성이 낮다는 걸 소유주들이 잘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선도지구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한 통합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재준위) 관계자는 “너무 자주 동의서를 걷으면 오히려 소유주 반감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우리 단지는 2년 뒤 정도를 노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선도지구를 선정한 뒤에도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산은 1기신도시 5곳 중 평균 용적률이 가장 낮다. 169%로 분당(174%)보다 낮다. 이에 사업성이 좋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집값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산과 분당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집값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일산에서 가장 평단가가 높은 곳 중 하나인 일산 ‘강촌마을1단지동아’는 15년 전 전용154㎡(56평) 실거래가가 약 8억원대였다. 분당 양지마을1단지금호아파트 전용197㎡(59평)가 약 10억원대에 팔리던 때다. 그러나 현재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일산 강촌동아는 지난 8월 9억원에 거래된 반면, 분당 양지금호는 최근 24억원에 손바뀜됐다. 격차가 약 2억원에서 13억원으로, 15년 만에 6배 이상 뛴 셈이다.

1기 신도시 재정비가 가시화된 올해에도 1기 신도시를 대표하는 두 지역 희비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는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평균 3.22% 오른 데 반해,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오히려 1.96%, 1.36%씩 하락했다. 마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주민들 설득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면서도 “집값이 안 올라 사업성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단지는 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막판 작업에 한창이다. 일산에서 선도단지로 유력한 곳들은 △강촌1·2, 백마1·2 통합재건축 단지 △후곡마을 3·4·10·15단지 △백송마을 1·2·3·5단지 등이다. 이들은 주민동의율이 9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촌1·2, 백마1·2 통합재건축 단지와 후곡마을 3·4·10·15단지 등 2곳은 지난해 고양시의 재건축 사전 컨설팅 대상단지로 선정되며 사업에 대한 소유주들 의지가 어느 정도 확인된 곳이다.

강촌1·2, 백마1·2 통합재건축 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지금 집값이 낮다고 재건축 추진이 어려울 거라고 섣불리 예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곡마을3·4·10·15단지 재준위 관계자 역시 “역세권이라 용적률을 500%까지 높일 수 있어 사업성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양시는 신도시 정비사업 밑그림에서 일산의 기준 용적률을 300%로 제시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고양시가 25일부터 ‘일산신도시 정비 기본계획’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1월까지 주민과 지방의회 의견을 받고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고양시는 기본계획에 기준 용적률을 아파트는 300%, 주상복합은 360%로 제시했다. 기준 용적률은 쉽게 말해 적정한 개발 밀도다.

현재 일산의 평균 용적률은 169% 수준으로 약 10만4000가구(24만명)가 살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이 높아지면 일산은 13만1000가구(30만명)를 품는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정비사업 후 이전보다 2만7000가구(6만명)가 추가되는 셈이다.

주요 비전은 ‘활력 있고 생동감 있는 공원도시’로 잡았다. 구체적인 5가지 목표도 세웠다. △생동감 있는 녹색공원도시 △이동이 편리한 교통도시 △활력 있는 자족도시 △쾌적한 정주환경도시 △살기 좋은 복지문화도시다.

‘공원도시’를 앞세운 건 현재 일산이 수도권 중에서도 공원 면적이 넓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일산의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10.8㎡ 수준이다. 이는 수도권 평균(1인당 8.6㎡)보다 넓은 수치다. 서울의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4.6㎡에 불과하기도 하다. 고양시는 일산 호수공원과 문화공원 등은 유지하면서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겠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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