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투수 흉작 두산…제러드 덕에 웃는다
4명 다 합쳐도 고작 13승
‘3할 불방망이+출루율 4할’
꾸준한 외인타자 유일한 위안
44차례 등판 229.2이닝 13승 15패.
이번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 4명의 기록 총합이다. 네 명의 승수를 모두 합쳐도 삼성 원태인(15승), 같은 팀 곽빈(14승) 한 명보다 적다.
외국인 투수들의 연이은 부진에 사령탑도 속이 탄다.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의 LG전 부진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쓰게 웃었다. 이 감독은 “1년 내내 그랬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조금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시즌이 힘들게 온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더 답답한 건 브랜든이다. 6월23일 삼성전 투구 중 부상 이후로 실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재활 속도가 더디다. 23일 15m 캐치볼을 가볍게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등판 여부도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35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343에 OPS 1.116을 기록 중이다. 패한다면 4위 자리까지 내줘야 했던 23일 SSG전에도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까지 제러드는 35경기 중 13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때렸다. 두산은 그 13경기에서 10승 3패를 기록했다.
KBO에 입성한 지 이제 두 달여, 제러드는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경기 전이면 라커룸에 홀로 앉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중요한 타점을 올릴 거다”라고 자기 최면을 건다. 일종의 루틴이고, 마인드컨트롤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어지던 이달 초반 몸살감기로 제러드는 열흘 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일정이 여유로웠던 덕에 해당 기간 4경기 밖에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안함이 컸고, 책임감은 강해졌다. 제러드는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지만, 일단 확실히 회복해야 이후 경기들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복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몸살감기를 털어낸 이후 7경기에서 그는 26타수 12안타를 때렸다.
제러드가 이날까지 KBO에서 남긴 성적은 완전체에 가깝다. 3할이 훌쩍 넘는 고타율에 출루율도 0.437에 이른다. 두산이 제러드를 데려오면서 기대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다만 한가지, 하이패스트볼 대처가 아쉽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러드도 “약점인 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똑같이 20개를 던져봐라. 행운을 빈다.” 약점이라고 상대 투수들이 무턱대고 하이패스트볼만 노리고 나온다면 제대로 되갚아 주겠다는 이야기다.
두산은 SSG를 꺾고 4위 수성에 일단 크게 한숨을 돌렸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도 사실상 굳혀가는 분위기다. 브랜든, 발라조빅 등 외국인 투수들의 포스트시즌 활약에 아직도 물음표가 남는 상황, 제러드를 향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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