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통령 물어뜯으면 나도 기꺼이”라던 탁현민…“참모로서 의리고 도리”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CBS 라디오서 “그 정도는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의 사진.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면 대응을 선언하듯 ‘나도 물어뜯겠다’고 했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4일 “그게 의리고 도리 아닌가”라며 한때 전 정부의 참모로서 당연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내가 대통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누군가 대통령을 물어뜯을 때, 똑같이 물어뜯는 것밖에 없다면 물어뜯기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사실무근인 일 혹은 대통령이 공격받으면 (대통령을) 모셨던 참모로서 그 정도는 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이달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활짝 웃는 문 전 대통령 부부 사진을 올리고 “할 수만 있다면 이 웃음을 오래 지키고 싶다”고 적었다. ‘물어버린다’는 표현은 이후 등장했다. 그는 “현실 정치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도 “누군가 나의 대통령을 물어뜯으면 나도 물어버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면 언제든 기꺼이 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당시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주거지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해둔 터였다.

탁 전 비서관은 SNS에서 “나의 대통령은 내가 그를 알고 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게 ‘거짓말’을 하도록 만들지 않았다”며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는 그런 바보가 되도록 만들지 않았다”고 썼다. 이를 자신이 문 전 대통령을 신뢰하는 이유로 언급하고 “이런 생각과 글 때문에 또다시 현실 정치 언저리로 끌려가더라도 오랫동안 웃음을 지키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그는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