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농사 대차게 망한 설경구 장동건‥부모라면 관람 필수 ‘보통의 가족’[영화보고서:리뷰]

배효주 2024. 9. 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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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엘리트 가정도 자식 농사가 망하면 어쩔 도리 없이 속수무책 망가진다.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보통의 가족'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허진호 감독 연출작으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이미 해외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보통의 가족'의 원작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로, 이미 이탈리아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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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

[뉴스엔 배효주 기자]

상류층 엘리트 가정도 자식 농사가 망하면 어쩔 도리 없이 속수무책 망가진다.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보통의 가족'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허진호 감독 연출작으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이미 해외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설경구가 연기한 '재완'은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한 변호사다. 그의 동생인 '재규'는 장동건이 맡았는데, 자상한 성격의 소아과 의사로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듯 보인다. '재완'의 재혼한 어린 아내 '지수'는 수현이 맡았다. '재완'이 전처와 낳은 딸 '혜윤'(홍예지)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 하나 녹록지 않다. '재규'의 아내 '연경'은 김희애가 연기했다.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은 물론 시부모 간병, 해외 봉사까지 모든 걸 다 해내는 슈퍼맘이다.

서로 다른 신념을 추구하며 흠잡을 데 없이 살아가던 이들 형제 부부는 종종 저녁 식사도 함께 하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각자의 자녀 '혜윤'과 '시호'(김정철)가 합심해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이를 알게 된 두 형제는 자녀의 범죄를 덮을 것인가 고발할 것인가를 두고 신념과 본능 사이에서 거칠게 흔들리게 된다.

'보통의 가족'의 원작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로, 이미 이탈리아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소설과 원작 영화 제목이 '더 디너'인 만큼, '보통의 가족'에서도 총 세 번의 저녁 식사 장면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첫 번째 식사는 미묘한 신경전을, 아이들의 범죄를 알게 되고 갖는 두 번째 식사는 갈등을, 마지막 식사는 파국을 그린다. 각 신마다 달라지는 등장 인물들의 심리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변호사인 '재완'과 소아과 의사인 '재규'는 소득 수준에는 차이가 있으나 어쨌든 중산층 그 이상이다. 겉으로는 그에 걸맞은 소양을 갖춘 것처럼 보이나, 막상 자녀들이 중범죄를 저지르자 가면 속에 감춰뒀던 민낯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아이들이 속만 안 썩이면 절과 교회는 있을 필요가 없다'라는 대사처럼 얼핏 완벽해 보이는 이들도 자녀 문제에 직면하자 무참히 무너지고 마는데, 실제 누군가의 부모이기도 한 중견 배우들의 관록이 담긴 열연이 돋보인다.

자녀의 살인도 기꺼이 덮어주려는 부모, 잘못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 '보통의 가족'은 현재 가장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화두를 던진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와 '봄날은 간다'(2001)로 섬세한 연출력을 입증한 허진호 감독은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등장 인물들의 아주 작은 감정의 조각까지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109분의 러닝타임 동안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지만, 간간이 폭소가 터져 나오는 블랙 코미디 신도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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