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상장 안시켜줄 줄이야… 자금 회수 급한 벤처캐피털은 아우성

김종용 기자 2024. 9.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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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9월 24일 15시 1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심사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국내 벤처캐피털(VC)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물론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에 깐깐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면서 자금 회수가 급한 VC들은 아우성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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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

이 기사는 2024년 9월 24일 15시 1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심사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국내 벤처캐피털(VC)이 울상을 짓고 있다. 상반기 결산을 마치고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려던 기업들이 높아진 기술특례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에이럭스, 엠오티, 동방메디컬 등 8개 기업 중 기술특례상장 추진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가운데 닷밀은 지난해 특례 상장용 모의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기술특례제도를 통한 상장을 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 단위로 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없는 게 이례적인 건 아닐 수 있으나,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연이은 퇴짜로 기술특례상장 추진 기업의 일정이 줄줄이 늦춰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올해 2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는데, 23일에야 겨우 상장에 성공했다. 상반기 실적과 제품별 매출 현황 등의 내용에 대해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두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상장예비 심사를 통과한 에이치이엠파마도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인해 공모 일정이 연기됐고, 클로봇도 당초 23일 진행하려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다음 달 7일로 미뤘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파두 사태’ 이후 높아진 심사 문턱이 하반기 들어 한층 더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에서 IPO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1~2년 전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다가 최근 일정 자체를 연기한 기업이 꽤 있다”며 “파두 사태가 불거진 후 실적 추정치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는데, 하반기에는 증권신고서 서식까지 깐깐하게 보는 등 전반적인 절차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물론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에 깐깐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면서 자금 회수가 급한 VC들은 아우성을 쏟아내고 있다. 통상 벤처 펀드의 운용 만기는 8~10년인데, 앞단 3~4년에 투자를 단행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회수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난 2020년 제2 벤처붐 시기 투자에 들어간 펀드의 회수 난도가 급격히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는 국내 벤처 펀드의 주요 회수 방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VC 투자 기업의 자금 회수 유형 중 IPO는 30%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58곳 중 30곳(51.7%)이 VC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다.

VC 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은 펀딩과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는데,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트랙 레코드에도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이나 세컨더리 펀드에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의 자금 회수 장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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