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 엎치락뒤치락… 중견사 다시 꿈틀

이화랑 기자 2024. 9. 2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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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견 건설업체들이 최근 수도권에서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에서 대형사 대비 지출이 적기 때문에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며 "자재 등도 상대적으로 저가를 선택하는 것이 원가 절감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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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포기한 사업장서 중견 건설업체 시공권 확보
대형 건설업체가 공사비 리스크를 이유로 조단위 사업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 건설업체들이 수도권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견 건설업체들이 최근 수도권에서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공사비 상승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포기한 사업장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견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2일 서울 중랑구 묵동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진흥기업과 경쟁해 사업권을 따냈다. 동부건설과 진흥기업은 3.3㎡(평)당 공사비로 각각 739만원, 751만원을 제시했다. 총 공사비는 77억원 차이다.

1983년 100가구로 지어진 해당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234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참여형 소규모 재건축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들어 수도권 정비사업은 중견사들의 수주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한양은 지난달 1800억원 규모의 경기 고양시 행신 1-1구역 재개발을 수주했다. 지난 7월 부산에서 1000억원 규모의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지 한 달 만이다.

HJ중공업 건설부문도 이달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의 남양아파트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사비는 900억원 규모로 303가구가 조성된다.

성북구 장위11-1구역(136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은 SG신성건설이 수주했다. 당초 시공사였던 현대건설과 공사비 문제로 계약을 해지한 조합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SG신성건설과 손을 잡았다. 현대건설은 2021년 10월 해당 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3.3㎡당 공사비를 897만원으로 요구하며 갈등을 빚다가 조합과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은 지난 6월 새 시공사를 모집해 SG신성건설은 3.3㎡당 공사비를 현대건설 대비 137만원 낮은 760만원으로 제시했다. 인근 장위 11-2구역(160가구)도 3.3㎡당 공사비 750만원을 제시한 진흥기업으로 시공사를 교체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원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두고는 진흥기업과 이수건설이 경쟁한다. 현장설명회에 이수건설과 KCC건설, 동양건설산업, 진흥기업 총 4곳이 참여했지만 지난 13일 시공자 선정 입찰 결과 진흥기업과 이수건설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조합은 다음달 말쯤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중견사들 "브랜드 가치 높이는 핵심지 진입 목표"


대형 건설업체가 공사비 리스크를 이유로 조단위 사업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 건설업체들이 수도권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고금리 여파로 공사비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시공능력 상위 업체들은 조단위 대형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중소 사업장에 중견 건설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중견사들이 저가 공사비를 제시하는 것은 이익 감소를 감안하고 향후 수주를 위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선택한다는 입장이나, 실제 공사비 분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택사업 자체의 사업성이 높고 서울의 경우 수익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지방에 비해 분양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형사 위주였던 수도권 사업을 확보할 경우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에서 대형사 대비 지출이 적기 때문에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며 "자재 등도 상대적으로 저가를 선택하는 것이 원가 절감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 용어로 '깃발 꽂기'를 통해 인근 사업의 연계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사업 참여 유인"이라고 강조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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