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수위 올라가는 이재명-조국 '호남대전'…대선경쟁 전초전?

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2024. 9. 2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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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선 앞두고 민주당-혁신당 갈등 수위↑
민주 김민석 "혁신당은 상하기 시작한 물" 비난
혁신당 황현선 "'호남의 국힘'에 줄 서지 말아야"
군수 선거에 대표 대리전…대선 플랜 앞두고 전초전
호남 지지 기반으로 '차별화' 꾀하려는 혁신당
사법리스크 李, 호남 주도권 내주지 않으려는 상황
야당 대표들, 군수 재선거 후보자 지원 사격. 연합뉴스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서로를 향한 비방을 넘어 사과·당직자 해임까지 요구하면서 갈등 수위가 치솟는 양상이다. 총선 이후만 하더라도 '전략적 동맹'이던 양당이 군수 선거를 두고 맞서는 배경을 두고, 양당 대표의 대선 경쟁을 위한 '전초전(前哨戰)'이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앞두고 민주당-혁신당 네거티브 수위↑…당직자 해임 요구도

민주당과 혁신당은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혁신당을 겨냥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며 해당 지적에 반발하는 혁신당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는 앞서 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고인 물은 썩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혁신당이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한 사과 요구도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표결 불참을)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비교섭단체여서 국회가 언제 본회의를 열지 알기 어렵고 이에 맞춰 언제 지방 일정을 잡을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당시 혁신당은 재보선 선거 준비를 위해 호남 유세를 떠났다.

발언 수위는 점차 올라가며, 결국 일부 당직자 사퇴 요구로까지 번졌다. 앞서 혁신당 황현선 사무총장은 SNS에 "유권자들이 기득권과 토호정당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 지역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호남의 '국힘'에 줄 잘 서면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을 '후보와 공약=당선'이라는 공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썼다. 이는 민주당을 호남의 '국민의힘'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우당(友黨)이라는 것인지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모욕적인 표현"이라며 "혁신당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신다면 황 사무총장을 해임해 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황 사무총장은 다시 SNS에 "직전 글에 일부 표현이 과한 점이 있었다.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썼다. 해당 표현은 '호남의 패권 정당, 기득권 정당'으로 수정했다.

선거 후 양 당 대선 플랜 가동…조국의 차별화 vs 이재명 주도권 지키기

연합뉴스

군수 선거를 두고 양당이 이처럼 거세게 맞붙는 배경으로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은 재보선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은 일종의 '전초전'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향후 야권 후보끼리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같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한 치의 양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혁신당의 경우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다. 당장은 윤석열 정부 견제라는 '대의'로 함께하고 있지만, 원외 정당이라는 한계로 메시지·성과 등이 민주당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정의당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의당처럼 민주당에 협조만 하다가 '2중대'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 흐른다고 한다.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군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 진보당 등이 얻었던 것보다 많은 투표율을 얻을 경우 이를 통해 지역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라며 "이후 조 대표의 대권 플랜을 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이 대표 대선을 위해 호남 지지를 조금이라도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혁신당이 의미 있는 투표율을 얻을 경우, 호남에서의 주도권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를 앞두는 등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로 나가기 위해서는 호남 지지는 필수"라며 "이번 재보선은 이 대표 연임 이후 첫 선거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위기감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전날 전남 영광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이동하면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재보선에서 지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역 의원 10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캠프를 구성했다. 이 대표도 이날까지 영광, 곡성을 돌며 연일 지원유세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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