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고 이사가자"…주택시장 주도층은 '40대'
50대 비중 축소…4년만에 40·50대 비중 역전 가능성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주택을 매도하고 곧바로 다른 주택을 매수하는 '갈아타기'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40대의 주택 매도와 매입 비중이 급증하며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으로 떠올랐다.
2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총 1만457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40대 매도인은 3893명으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26.7%가 40대였다.
올 들어 주택 거래량 증가 흐름은 매도 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자 추이로 드러난다. 서울에서 매도 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자는 지난 1월 9312건에 그쳤으나, 지난달 1만4575명에 달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대출 한도와 조건이 까다로워지며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리며 매도자 또한 늘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택을 판매하는 40대 비중은 커지고 있다. 주택 매도자 연령대 중 40대 매도자 비중은 지난해 평균 23.0%였는데 지난 8월 기준으로 보면 3.7%포인트(p) 확대됐다. 2020년 26.8%이던 40대 계층 매도 비중은 △2021년 24.8% △2022년 21.5%로 감소해오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와 달리 기존 주요 주택 매도 연령층이던 50대는 2020년 26.0%에서 올해 24.6%로 비중이 일부 줄었다. 40대 매도 비중이 늘어나고 50대 비중이 줄어들면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40대가 50대 매도 비중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40대 주택 매도자 증가 배경으로는 갈아타기 수요를 꼽고 있다. 집값과 거래량이 우상향하면서 그간 관망세를 유지하던 40대 수요자가 기존 주택을 매도하고 다른 주택을 매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40대 매수세는 매도세 못지않게 뜨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40대 주택 매입 비중은 27.2%로 지난해 24.1% 대비 3.11%p 늘었다. 주택시장에 참가하는 30대가 늘어나고 특례보금자리론과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상품이 출시되면서 40대는 2022년 12월 이후 30대 매입량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주택 가격 상승세에 6월과 7월 40대 거래량이 30대를 넘어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도자 중에는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을 매도하는 수요자도 있겠지만 현재 가격과 거래량이 연초 대비 상승한 주택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기존 주택을 매도한 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갈아타기 수요가 반영돼 매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쌓였던 매물이 일부 해소됐고 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주택을 매도한 수요자도 함께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수요자 선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40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 또한 상승세다. 올해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40대는 서초구(405건), 강남구(342건), 서대문구(325건)에 집중됐다. 세 지역은 광화문과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 인근으로 수요자 선호가 높은 지역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초구와 강남구 매매가격지수는 109.90, 105.58로 기준(100)인 2021년 6월 가격을 넘어섰다.
적극적으로 주택 매매시장에 참가하는 40대와 달리 50대는 주택 거래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주택을 유지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안정적인 소득을 가지고 있는 50대는 주택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시장 흐름을 관망하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50대는 인생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연령대고 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갈아타기로 주택을 옮기기에도 늦은 시기"라면서 "서울 주택을 처분하고 지방으로 내려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인 만큼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는 수요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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