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 "韓, 美 최대투자국 지위…상호 윈윈"
"미 정권 교체기 北 도발 대비, 한·미 24시간 흔들림 없는 대비 태세"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가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초로 미국 최대 투자국에 오른 것과 관련해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첨단 기술력의 한국이 서로 윈윈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24일(현지시간)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이달 9~13일 한미 대사와의 대화'(Ambassadors' Dialogue) 일정으로 SK실트론 미시간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제조 CSS 공장, 삼성 텍사스 오스틴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공장, 앰코(Amkor) 애리조나테크놀로지 본사(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등을 둘러본 경험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215억 달러(약 28.6조 원)로 2022년 대비 11%가량 줄었다. 그러나 2022년 최대 대미 투자국이었던 대만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한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독일, 영국, 일본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투자가 덜할 수 있고) 마냥 박수 칠 일은 아니지 않느냐. 투자한 만큼 얻는 게 있느냐'라는 국내 정서도 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판단이 아니고서는 이같은 대규모 대미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한미 양국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특히 한미 관가에서는 그동안 사라졌던 미국의 반도체 생산 생태계를 결국 한국 투자 기업들이 미국과 함께 살려내고 있다고 보고 있고, 상호 호혜적이라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텍사스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한 보조금이 64억 달러(약 8.5조 원)를 받는데, 이는 지난해 한국 기업 대미 투자액의 30%에 달하는 액수다.
최근 미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의 대중, 대러 수출 통제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 입장이다.
전날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의 수입을 2027년 산부터 차례대로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 그동안 미국과 협의 과정을 거쳐 품목 축소와 유예 기간 등을 두는 성과를 얻었다는 게 관가의 자체적 평가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11월 5일)을 40여 일 앞둔 현재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추가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많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김정은(북한 총서기)의 우라늄 생산 시설과 탄도 미사일 발사대 공개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한미는 미국 행정부 교체기에 빈틈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24시간 흔들림 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지도층을 최대한 많이 접하면서 한미 동맹의 지속적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11월 미국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려 있지만, 대선 직후부터는 신행정부의 정책 싱크 탱크와의 교류가 중요하다. 인수팀이 한미동맹, 대북정책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정강·정책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삭제된 것과 관련, 양당 모두 이를 정책 후순위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의 외교가 작동하는 한 비핵화를 포기하거나 하는 등의 변화는 없다는 공감대가 당국자 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자사의 지식 재산권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양국 정부 간에도 여러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간 법적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민감한 사인으로 한미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공개적 발언은 자제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원자력 분야 협력도 우선순위 과제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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