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의 트렌드&브랜드]흑백요리사 : 계급 전쟁이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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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연휴, 넷플릭스 요리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공개된 이후 국내외에서 단기간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이 공개되자마자 출연한 셰프들의 맛집지도가 만들어지고 커뮤니티와 채팅방에선 응원하는 셰프의 인터뷰와 심사평에 대한 반응이 쏟아진다.
다른 프로그램에는 있고 흑백요리사에는 없는 것이 있다.
그런데 흑백요리사는 출연진이 등장한 후 80명이 바로 대규모 경연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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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연휴, 넷플릭스 요리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공개된 이후 국내외에서 단기간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이 공개되자마자 출연한 셰프들의 맛집지도가 만들어지고 커뮤니티와 채팅방에선 응원하는 셰프의 인터뷰와 심사평에 대한 반응이 쏟아진다. 요리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형식은 이미 우리에게 진부한 소재일 수 있는데 무엇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일까. 다른 프로그램에는 있고 흑백요리사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개별 셰프의 전형적인 스토리텔링과 성장의 서사가 없다. 대부분 오디션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 겪은 어려움이나 성장과정을 집중조명해 시청자가 개인의 스토리에 공감하며 감정이입을 하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그런데 흑백요리사는 출연진이 등장한 후 80명이 바로 대규모 경연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본인의 치트키 요리를 선보이는 가운데 개인의 실력과 강점, 독특함이 보이도록 한다. 팔보완자를 배운 적은 없지만 기사를 보고 자신만의 레시피로 완성한 철가방요리사, 요리를 만화로 배웠다는 만찢남은 '맛의 달인 2권25페이지 동파육'이라고 요리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개인의 서사가 아닌 요리가 중심에 있고 그 요리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셰프의 진정성과 실력에 초점을 맞춘다. 다음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전통적인 탈락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라운드마다 참가자가 탈락하며 마지막 우승자가 남는 포맷인데 단순 탈락시스템이 아닌 흑백팀의 대결구도가 강조된다. 이미 미디어를 통해 인지도와 명성을 얻은 '백수저 셰프'와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의 계급전쟁이라는 도발적인 프레임을 던진다. '계급'이라는 코드를 부각해 과감히 표현한 것이다.
'무엇을 먹는지'는 개인의 취향과 심미적, 문화적 이해를 반영하기에 '내가 누구인지'를 구분하고 사회적 지위를 드러낸다. 젊은 세대에게서 파인다이닝을 도장깨기 하듯이 파는 문화가 인기 있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상징 기호로서 작용하는 요리를 만드는 셰프는 미디어를 통해 명성과 영향력을 얻고 더욱 강력한 상징자본을 획득한다. 대중의 선택을 받은 스타셰프는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계급에 위치하게 된다. 소셜미디어의 시대, SNS에서 소통 잘하고 스킬에 능한 인플루언서가 대중의 호응을 얻고 전문가로서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얻으면서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의 영역'에서 특히 전문성과 권위, 진짜 실력에 대한 보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미슐랭 스리스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의 엄격한 기준은 인상적이다. 셰프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그 의도가 맛으로 잘 전달됐는지, 재료의 속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는지, 재료의 적정 익힘과 미세한 간의 차이로 표현됐는지를 평가한다. 군더더기는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한다. 흑수저 요리사는 도전을 통해, 백수저 요리사는 명성에 걸맞은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흑과 백의 요리사, 당신은 어느 팀을 응원하십니까.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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