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절임배추’는 아니지만…‘金배추’ 잡으려고 ‘中배추’ 수입 [뉴스+]

김기환 2024. 9. 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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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추값을 잡기 위해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 배추 소매가격은 이미포기당 2만원을 넘어섰다. 여름철 이례적 폭염과 가뭄, 최근 집중호우 등으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해 가격이 뛴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중국산 배추 수입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중국산 배추와 김치에서 기생충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가 하면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추 한 포기당 소매가격은 8989원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19일에는 9337원을 기록해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1년 전 대비 69.49%, 평년 대비 32.65%가 각각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와 달리 소비자 판매가는 크게 다르다. 전통시장 등에서 배추 한 포기당 가격은 2만~2만3000원 수준이다.

크기가 작은 것의 경우 네 개를 3만원에 파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엔 ‘양배추만 한 배추가 한 포기에 2만원’이라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정부 통계와 소비자 체감 물가가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뭘까.

aT의 1년 전 조사 가격과 비교하면 50.5% 비싸고 평년과 비교하면 29.2%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지난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실시하는 할인 행사 등으로 가격이 소매가격이 내려간 측면도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등에선 할인 행사를 통해 포기당 7000~8000원에 판매한다.

최근 배추 가격 강세는 이달 중순까지 폭염이 이어지고 일부 재배지에서 가뭄이 겹치면서 물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당분간 배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에서 신선 배추를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중국산 배추 수입은 2010년, 2011년, 2012년 2022년에 이어 다섯번째다.

지난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농식품부는 우선 오는 27일 수입 배추 초도물량 16t을 들여온다. 이후 중국 산지 상황을 보면서 수입 물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입 배추의 수요처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수출 김치 업체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서 수입한 물량 중에서도 가정용 소비로 풀린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국내산 배추는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정부 가용 물량을 상시적으로 확보한 뒤 시장에 공급한다.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한다.

중국산 배추 수입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중국산 김치 제조 과정. 웨이보 영상 캡처
그동안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던 ‘알몸 김치’ 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중국산 김치에 이어 배추까지 수입하게 돼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앞선다”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중국산 배추에 대한 철저한 검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름철 배추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 김치 수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산 김치 수입은 ‘알몸 김치’ 파동 이후 줄었다가 다시 급증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김치는 통상 40% 가량이 값싼 중국산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수입 금액은 9847만달러(약 1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이는 1∼7월 기준으로 김치 수입액이 역대 가장 많았던 2022년의 9649만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수입 김치는 주로 가정보다 외식이나 급식에서 사용한다.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동영상이 공개된 2021년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4074만달러로 전년(1억5243만달러)보다 7.7% 감소했다가 2022년부터 다시 늘어나 2년 연속 1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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