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X김희애X장동건 '보통의 가족', 죄와 벌에 관한 통렬한 성찰[종합]

모신정 기자 2024. 9. 2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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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세련되고 지적이다. 죄를 저지른 자와 죄를 감추려는 자들에 대한 통렬한 성찰극의 탄생이다. 보는 내내 추리하게 하고 사고하게 하면서도 2%의 위트를 잊지 않았다. 배우 설경구, 김희애, 장동건, 수현이 주연을 맡고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보통의 가족' 이야기다. 

24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장동건) 형제와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시부모의 간병에 봉사활동까지 해내는 연경(김희애)과 어린 아기를 키우면서도 몸매와 외모 관리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한 지수(수현)까지 네 명의 가족이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을 겪고 붕괴되어가는 스토리를 그렸다.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가 원작이다. 

허진호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본과 함께 제의를 받았다. 이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먼저 보고 그 다음 원작을 읽었다. 만들어진 영화도 훌륭했고 제가 이 이야기를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숨길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부모는 어떻게 행동할까 계속 생각하게 됐다. 저도 자식이 있기에 공감이 많이 갔다. 이야기의 틀 들은 지금의 한국 사회와 관련해서 이야기할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용기를 내서 작업에 임하게 됐다"며 영화화하게 된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허 감독은 이어 "원제목이 '더 디너'다. 밥을 먹으며 대화하는 장면들을 찍을 때 예전에 제 영화는 촬영을 길게 찍는 장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카메라 3대를 동시에 써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찍었다. 배우의 미세한 심리 변화 등이 잘 포착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허 감독은 이어 "세 번의 식사 장면이 등장하는데 첫 식사는 인물 소개를 시작하는 느낌으로 유머가 담기기도 했다. 두 번째 디너는 아이들의 사고를 알고 나서 인물들 각각의 모습들을 그렸다. 세 번쨰는 그 모습이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지점을 보여줬다.  긴 호흡으로 찍어야 하는 장면들이었기에 배우들이 같은 연기를  한 컷당 여덟 테이크 가는 적도 있었다. 배우 각자가 화면에 나오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연기를 펼쳐줬다. 리액션만 해도 될 장면에서도 진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첫 시작 장면에서 김희애 배우가 화면에 안나오는데도 우는 연기를 직접 하며 실제 울어서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긴장된 식사 장면이 탄생했다. 

극중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 역을 연기한 설경구는 "극중 세 번의 식사 장면이 가장 중요했다. 한 커트당 8~10번 찍었다. 각도별로 또 앵글별로 마스터샷으로 찍었다. 멀리서 찍을 때는 화기애애할 수 있으나 카메라가 테이블로 가까이 올수록 균열과 위화감을 표현하기 위해 미묘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극중 재완과 재규가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 입장이 뒤바뀌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해 "재완의 감정변화가 생기는데 꼭 CCTV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재완은 늘 그랬듯 이걸 숨기고 살 수 있을지 혹은 다른 선택 등 여러가지 수를 따져서 끝까지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극중 세 번의 식사 장면이 가장 중요했다. 한 커트당 8~10번 찍었다. 각도별로 또 앵글별로 마스터샷으로 찍었다. 멀리서 찍을 때는 화기애애할 수 있으나 카메라가 테이블로 가까이 올수록 균열과 위화감을 표현하기 위해 미묘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극중 재완과 재규가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 입장이 뒤바뀌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해 "재완의 감정변화가 생기는데 꼭 CCTV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재완은 늘 그랬듯 이걸 숨기고 살 수 있을지 혹은 다른 선택 등 여러가지 수를 따져서 끝까지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희애는 "조금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에서 먼저 선보였고 평론가들께 좋은 평점을 받았다. 국내 관객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한 뒤 "허 감독님 말씀처럼 제가 울고 그랬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다만 울어야 할 때는 눈물이 쏙 들어가고 안 울어야 할 때 눈물이 나온다. 제 마음대로 잘 안된다. 다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이 우리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어서 어떻게든 잘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경 역을 표현한 과정에 대해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봉사도 하고 시어머니 간병도 하고 있는 캐릭터다. 아들의 문제가 생기자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순수하고 자기 앞에 직면한 것에 직진하는 단순한 여자로 그렸다"고 말했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 역을 연기한 장동건은 "다른 역할들에 비해 불확실한 부분들이 있었다. 어떤 계기로 재규의 입장 바뀌고 마음이 바뀌었을까를 잘 표현하려 했다. 감독님과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가장 큰 심리적 변화를 표현하는 캐릭터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처음부터 재규의 진심은 마지막에 내린 결정이 마음 속에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정의 순간들을 맞이하는데 그 선택들이 모여서 사람의 성격과 인성,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본다. 이 영화는 정답은 정해져 있지만 그 정답을 향하지 않고 각자의 유불리에 따른 답을 찾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의 식사 장면은 각각 주제도 다르고 감정도 달랐다. 육체적으로 힘든 장면은 없었지만 등장인물 네 사람의 입장이 다르고 각자 심리 상태를 표현해야 하고 또 너무 감정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한 쪽이 이렇게 표현하면 다른 한 쪽은 또 저렇게 표현해야 하고 유기적으로 얽혀 있었다. 한마디로 세심한 조율도 필요했고 기빨리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어린 아기를 키우면서도 몸매와 외모 관리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가장 객관적 시선을 고수하는 지수 역의 수현은 "지수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생각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어린 엄마로서 성숙한 엄마인 연경에게 호소하는 형식으로 대응하지만 엔딩으로 갈수록 신념을 표현한다. 허진호 감독님과 연기 디테일의 왕인 선배님들과 함께 해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9일 개봉.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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